"19년 간 선수생활, 후회없이 뛰었다."
이제 넥센 히어로즈의 외야수 송지만(41)의 호쾌한 스윙을 볼 수 없게 됐다. 송지만이 19년 간의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지도자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다. 히어로즈 구단은 7일 송지만이 내년 시즌부터 2군 코치를 맡는다고 발표했다.
인하대를 졸업하고 1996년에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송지만은 2004년에 히어로즈 구단의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로 이적해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1938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2할8푼2리, 311홈런, 1030타점을 기록했다.
'슬러거' 송지만은 화려하지 않지만, 꾸준하고 성실하게 팀에 기여했다. 데뷔 시즌인 1996년부터 2002년까지 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렸고, 14시즌 동안 10홈런 이상을 쏘아올렸다. 한화 소속이던 2002년에는 38홈런-104타점을 기록하고, 홈런 4위-타점 5위에 올랐다. 많은 전문가들이 송지만을 실력에 비해 '저평가된 선수'라고 했다.
몇차례 부상이 있었으나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훈련중독환자' 송지만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수였다.
처음 시작할 때의 꿈은 소박했다. 송지만은 "사실 처음에 프로에서 5년만 버티자고 생각했는데, 레전드 대우까지 받게 됐다. 19년 간 원없이 선수생활을 했다. 더 욕심을 낸다면 도둑놈 소리를 들을 것 같다"며 웃었다.
사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송지만은 심각하게 은퇴를 고민했다. 선수층이 두터워지고 젊은 선수들이 팀의 주축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할 것 같았다. 그런데 구단이 느닷없이 연봉 1억원에 1년 재계약을 제의했다. 1년 간 선수생활을 차분하게 정리하면서 준비를 하라는 의미였다. 송지만은 "2014년은 내게 보너스같은 한해였다"고 했다.
올해 2군에만 머물렀던 송지만은 전반기에 퓨처스리그 28경기에 나서 타율 2할2푼6리, 3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지금까지 현역으로 뛸 수 있어서 행복했고, 도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올해 구단의 배려로 1년간 선수 생활을 더 할 수 있었는데, 선수로서 삶을 되돌아 볼 수 있었고, 앞으로의 계획을 고민하고 결정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했다.
지난 19년 매 순간에 충실했던 것처럼 지도자 인생도 새로운 도전이다. 송지만은 "프로에 처음 왔을 때 기분으로, 다시 배운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선수 송지만'이 아닌 '코치 송지만'의 야구인생 2라운드를 지켜보자.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