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감독을 만나는 해외파들의 반응은 '설렘'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신임 A대표팀 감독은 10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파라과이,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코스타리카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그의 축구를 선보인다. 6일 귀국한 해외파들은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청용(볼턴)은 "새로운 팀이기에 아시안컵을 대비해서 이번 두차례 A매치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새로운 감독님이 와서 많이 기대된다"고 했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새 감독님 아래 첫소집이라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모두가 궁금해 하는 것은 역시 슈틸리케 감독의 스타일이다. 기성용은 "아직 슈틸리케 감독님에 대해 잘 모른다. 감독님이 아시아 무대를 잘알고 계시고, 현역시절 많은 경험을 갖고 계시다는 점에 대해서 기대가 크다. 함께 생활하고 훈련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카타르에서 슈틸리케 감독을 상대한 남태희(레퀴야)가 힌트를 줬다. 슈틸리케 감독은 알아라비와 알사일리아를 이끌며 6년간 카타르리그에 있었다. 이때 남태희는 슈틸리케 감독과 2차례 격돌했다. 남태희는 "상대팀으로 경기를 했는데 그때 열정적으로 선수를 가르치시더라"며 "당시 경기를 더듬어 보면 굉장히 어렵게 경기를 풀었던 기억이 있다. 우리팀이 카타르리그에서 강팀이기에 대부분 팀들이 선수비 후역습으로 주로 나서는데 슈틸리케 감독님이 이끄는 팀은 수비조직력이 좋았다"고 했다.
이날 귀국한 해외파들의 화두 역시 아시안게임이었다. 28년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후배들과 친구들의 선전에 모두 한마음으로 축하를 건냈다. 이청용은 "쉬운 일정이 아니었지만 금메달 따서 기뻤다. 선수들 모두 대단한 일을 했다"며 "대회 도중 방해될까봐 일부러 연락을 안했다. 대회 전과 후에만 했다. 친구인 김신욱에게 축하한다고 연락했다. 많이 좋아하더라"며 웃었다. 기성용도 "(박)주호형과 (김)신욱이랑 얘기를 나눴다. 절대 쉬운 메달이 아니다. 아무리 한국이 유리한 조건이었고 좋은 멤버였지만 그럴수록 힘든 경기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조건에서 금메달 딴 것은 의미있다"고 엄지를 치켜올렸다. 남태희에게는 더 특별한 금메달이었다. 현대중 시절부터 함께한 '절친' 임창우(대전) 때문이다. 남태희는 "카타르에서 라이브로 결승전을 봤다. 창우가 결승골을 넣는데 소름이 돋았다. 아시안게임 기간 내내 연락을 했다. 친구가 좋은 성과를 내서 더 기뻤다"고 했다.
해외파들은 지난 9월 A매치를 통해 브라질월드컵에서의 아쉬움을 달랜만큼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감독이 왔으니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기성용은 "브라질월드컵에서 기대에 못미친 것이 사실이다. 선수들도 이후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 가야할 길이 더 멀고 새롭게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 더 많다. 새로운 감독님 밑에서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새롭게 나아가야 한다"며 "감독님 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앞으로 아시안컵을 더 강한 마음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청용도 "우리팀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승리다. 평가전이지만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할 것이다. 우리에게 소중한 하루하루가 됐으면 좋겠다"며 "감독님이 골결정력을 지적하신 것을 잘 알고 있다. 골결정력에 대해서는 선수들 역시 많이 생각하고 노력하는 부분인만큼 훈련했던 부분이 경기장에서 잘 나타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부탁의 말도 잊지 않았다. 기성용은 "감독님이 새로 왔기에 모든 것이 낯설다. 물론 감독님도 새로운 환경이 낯설 것이다. 당장 좋은 모습을 보이면 좋겠지만, 팬들도 선수들도 모두 기다려야 한다. 새로운 감독님이니만큼 시간이 필요하다. 어떤 역할이 주어질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천공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