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진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SK 와이번스가 악재를 만났다.
'충성스러울 것 같던' 외국인 투수 밴와트가 팔꿈치 부상으로 향후 등판이 불투명해졌다. SK에 따르면 밴와트는 지난 3일 불펜 피칭을 실시하던 중 갑자기 왼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당시 밴와트는 몇 개의 공을 던진 뒤 "더 이상 공을 던지기 어렵다"고 하면서 지켜보던 코칭스태프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고 한다.
결국 지난 4일 MRI 검사 결과 팔꿈치에 미세한 염증이 발견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밴와트는 하루가 지난 5일까지도 통증을 호소했다. 밴와트는 6일 인천서 열리는 한화전 선발로 내정돼 있던 상황. 하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등판이 취소됐고, 대신 여건욱이 나서기로 했다. SK 관계자는 "앞으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등판을 언제할 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만수 감독은 이날 경기전 "밴와트가 팔꿈치가 아프다고 한다. 당초 6일 선발로 밴와트를 생각했는데 못 던진다. 여건욱이 대신 등판한다. 참으로 답답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SK는 밴와트의 부상에 대해 "큰 이상은 없는데 경미한 염증과 염좌 소견이 있다. 선수 본인이 매우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감독님께서 안타까워 하시는데, 무리시킬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즌 막판 상승세를 타고 있는 SK로서는 기운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감독도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밴와트는 지난 7월 레이에스의 대체 선수로 한국 땅을 밟았다. 시즌 도중 합류한 만큼 SK는 밴와트가 어느 정도 로테이션을 지켜준다면 성공이라고 봤다.
그런데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치며 당당히 SK의 간판 선발로 자리잡았다. 11경기에서 9승1패,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중이다. 66⅔이닝을 던졌으니, 등판 때마다 6이닝 이상 소화한 셈이다. SK는 잔여 일정에 여유가 있어 김광현, 밴와트, 채병용 등 1~3선발만 가지고도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밴와트 이탈은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SK는 올해 외국인 선수 문제로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타자 스캇은 손목, 허리 등 부상에 시달리며 2군을 전전하다 지난 6월 이 감독과 언쟁을 벌인 뒤 퇴출됐고, 울프는 후반기 마무리로 보직을 바꾼 이후 꾸준히 호투를 하다 개인 사정을 이유로 미국으로 아예 떠나버렸다. 믿었던 밴와트마저 '몸 관리'에 들어갔으니 하소연할 데도 없는 처지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