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외국인 투수 트래비스 밴와트에 관한 파문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밴와트가 팔꿈치가 아파 더이상 던질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코칭스태프와 갈등을 일으키더니, 이번에는 미국으로 돌아가 재활에 전념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나타내 논란이 더욱 불거졌다.
밴와트는 6일 오전 GSI(Global Sporting Intergration)라는 스포츠전문 컨설팅사를 통해 '나는 지난 몇 주간 팔꿈치 통증을 안고 던졌다. 최근 선발 경기 이후 통증이 많이 악화돼 이번 시즌은 더이상 던질 수 없게 됐다. 미국으로 돌아가 내년 시즌을 건강하게 맞을 수 있도록 재활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하루빨리 시즌을 마감하고 미국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이다.
밴와트는 지난 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5이닝 무실점한 것이 가장 최근 등판이다. 이어 지난 3일 불펜피칭 도중 왼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훈련을 중단했고, 4일 MRI 검사 결과 팔꿈치에 미세한 염증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런데 밴와트의 부상에 대해 이만수 감독은 구단과의 의사소통에 혼선이 빚어졌는지 "갑자기 아프다고 못 던지겠다고 하니 답답하다. 검사 결과에는 큰 이상이 없다고 했다"고 밝히며 밴와트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리고 밴와트는 이날 오전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전한 것이다. 밴와트는 '내년 시즌 준비를 위해서는 재활이 절실하다'는 표현으로 SK에서는 더 이상 던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런데 오후 들어 자신이 올린 글에 대한 파문이 일자 입장을 바꿨다. 이 과정에서 구단이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밴와트는 구단과의 면담을 마친 뒤 "어제 나와 관련해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오늘 해명 차원에서 글을 올린 것인데, 깊이 생각해 보니 팀이 현재 중요한 상황인 것 같아 앞으로 선수단과 동행하면서 재활에 집중하겠다. 몸상태가 좋아지면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자신과 관련한 오해란 부상이 아닌데도 던지지 않겠다는 일종의 태업을 뜻한다.
SK 구단은 이에 대해 "오늘 오전에 쓴거는 어제 주변 이야기나 기사를 듣고 아프지 않은데 안던진다는 오해를 받는 상황이 생겨 해명 차원에서 올린 것이다. 그런데 올린 글이 또다른 오해를 불러일으킬 것이 염려돼 이번에는 구단을 통해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 던지겠다'는 생각을 180도 바꿔 재활에 힘써 던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으니 코칭스태프나 프런트 뿐만 아니라 팬들도 혼란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다. 어쨌든 밴와트는 남은 시즌 등판이 가능하도록 재활에 전념하겠다는 것으로 입장을 최종 정리했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