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약 1년 전 2013~2014시즌 남자프로농구 개막에 앞서 시즌 전망을 했을 때 3강으로 모비스, SK, 동부를 꼽았다. 그리고 당시 김종규와 문태종 그리고 김시래를 데려간 LG를 3강을 위협할 강력한 도전자로 꼽았다.
전문가들의 예상은 동부가 최하위(10위)로 추락한 걸 빼고는 전부 적중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종 성적 순위를 보면 '3강(LG 모비스 SK) 3중(전자랜드 KT 오리온스) 4약(KCC 삼성 KGC 동부)'이었다.
그럼 11일 개막하는 2014~2015시즌의 판도는 어떨까. 6일 개막 미디어데이 때 감독들의 반응은 하나 같이 올해는 정말 잘 모르겠다였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상향 평준화가 됐다. 쉽지 않을 것 같다. 우리 빼고 전부 우승 후보다"고 말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대충의 짐작을 해보면 올해는 6강 팀도 점치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좋은 신인들의 합류, 오세근의 군제대, 새로운 규정 등 변수가 많다. 어느 팀도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감독은 "10팀 모두 6강에 들어갈 수 있고, 10팀 모두 6강에 탈락할 수 있다"고 까지 말했다. 구단 감독들은 섣불리 시즌 판도를 예상하길 꺼렸다.
과연 그럴까. 상향 평준화로 보는 시각은 KGC KCC 오리온스의 기본 전력이 업그레이드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3강 LG 모비스 SK의 팀 전력은 거의 변함이 없다. LG는 지난해 정규시즌 우승 전력을 그대로 유지했다. 문태종, 데이본 제퍼슨, 크리스 메시를 그대로 잡았다. 김시래는 경험이 쌓여가고 있다. 김종규는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고 복귀했다. 김종규와 문태종이 지난 5개월간 팀을 떠나 있어 손발을 맞추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모비스도 로드 벤슨을 최근 퇴출시켰지만 양동근 함지훈 문태영 라틀리프 등의 전력이 탄탄하다. 골밑 높이 싸움에서 전력 누수가 예상된다. 하지만 '만수' 유재학 감독과 노련한 모비스 선수들이 앉아서 무너질 정도로 나약하지 않다. SK도 김선형, 애런 헤인즈, 코트니 심스가 그대로 버티고 있다. 김선형이 아시안게임 참가로 최근 합류했지만 조직적인 완성도가 더 좋아졌다.
이 3팀을 위협할 수 있는 팀이 생겼다. KGC는 생각지도 않았던 오세근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면서 바로 군제대 후 합류하게 된다. 가드 강병현과 포워드 장민국이 KCC에서 왔다. 가드 박찬희 포워드 양희종 센터 리온 윌리엄스는 이미 검증된 선수들이다. 오세근이 가세하면 포지션별로 꽉 차 보인다. KCC는 강병현과 장민국이 빠진 대신 김태술을 영입했다. 센터 하승진이 군제대 후 합류했다. 몇 해 전 KCC에서 손발을 맞춘 드숀 심스를 영입했고, 센터 타일러 윌커슨과 재계약했다. 확실한 슈터가 없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오리온스는 전체 1순위 신인 이승현을 뽑았고, 새 외국인 선수 찰스 가르시아와 트로이 길린워터를 영입했다. 새 외국인 선수의 성공 가능성은 아직 물음표다.
그럼 나머지 4팀 전자랜드 KT 삼성 동부를 약체로 볼 수 있을까. 다크호스로 보는 게 맞다. 전자랜드는 리카르도 포웰, 정영삼 등 주축들이 그대로다. 이렇다할 전력 보강 요소는 없다. 새 외국인 선수 테렌스 레더가 합류했다. 전자랜드의 조직력을 앞세운 팀컬러는 강팀들을 괴롭힐 수 있다. KT는 주축 토종 선수는 변함이 없다. 새 외국인 선수 마커스 루이스와 전자랜드에서 영입한 찰스 로드의 경기력이 변수다. 삼성도 KT 처럼 새로 뽑은 외국인 선수 리오 라이온스와 키스 클래턴 그리고 신인 김준일의 활약 여부가 팀의 운명을 쥐고 있다. 동부도 새로 가세한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사이먼과 앤서니 리처드슨이 팀에 잘 녹아들 경우 상위권 도약을 노려볼 수 있다. 김주성과 윤호영이 버티고 있는 골밑은 결코 약하지 않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