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문 뒤편에서 붉은악마의 '아리랑' 응원가가 터져나왔다. 본부석 오른쪽 아래에선 북한 응원단이 인공기를 흔들며 뜨거운 함성을 쏟아냈다. 본부석 정면에서 300여명의 응원단이 '우리는 하나' 티셔츠를 맞춰 입고 한반도기를 흔들었다.
29일 오후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펼쳐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 남북의 빅매치에 축구계를 비롯해 체육계 정계 VIP들이 총출동했다.
김병식 북한 선수단장, 유정복 인천시장, 정몽준 FIFA명예회장,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김정행 대한체육회장, 원혜영 국회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회, 트란 쿡투안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 최순호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등이 본부석에서 관전했다. 현장 경비도 삼엄했다. 평소보다 3배 이상 많은 경찰병력이 동원됐고, 폭발물 탐지견까지 동원됐다.
남북 낭자군은 전반 내내 자존심을 건 일진일퇴, 박빙의 승부를 이어갔다. 전반 12분 정설빈의 무회전 프리킥이 작렬했다. 지난해 동아시안컵과 동아시아대회에서 잇달아 우승컵을 들어올린 북한의 반격 역시 거셌다. 전반 36분 문전으로 쇄도하는 리예경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후반 45분의 승부가 남았다.
대한민국 여자축구가 아시안게임에서 기록한 최고 성적은 4년전 광저우아시안게임의 동메달이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