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로또 1등 꿈을 꿨는데 좋은 일이 있네요."
한국 여자 컴파운드의 '맏언니' 최보민(30·청주시청)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을 달성했다. 최보민은 27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여자 컴파운드 개인전 결승에서 대표팀 동료 석지현(24·현대모비스)를 144대143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오전 여자 컴파운드 단체전에서 석지현, 김윤희(20·하이트진로)와 팀을 이뤄 대만을 꺾고 금메달을 합작했던 최보민은 개인전 금메달까지 수집하며 첫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다 마지막 한발에서 메달 색깔이 갈린 접전이었다. 경기를 마치고 석지현과 함께 믹스트존에 선 최보민은 처음으로 자신의 꿈을 공개했다. "선수촌에서 꿈을 꿨는데 로또 1등에 당첨되는 꿈을 꿨다. 당첨일이 9월 27일이었다. 꿈속에서 이미 9월 27일이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잠에서 깨고 보니 그날이 결승전이었다. 오늘 처음 공개하는 꿈 얘기다. 오늘 좋은 일이 있으려고 그런 꿈을 꾼 것 같다." 이어 그는 "로또 꿈 때문에 내심 기대했는데 값진 금메달을 땄다. 이런 영광 누려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기뻐했다.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지난해 10월 터키 안탈리아에서 별세한 신현종 감독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린 최보민의 눈시울이 다시 붉어졌다. 이번에는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 미안함 때문이다. 최보민은 "부족한 주장을 선수들이 믿고 따라줘서 고맙다. 마지막 결승에서 지현이와 대결해 더욱 뜻깊었다. 지현이와 재미있는 승부를 펼쳐 더욱 즐거웠다"며 옆에 있던 석지현과 진한 포옹을 나눴다.
은메달을 따낸 석지현은 얼굴에 미소를 머금었다. 석지현은 "후회 없이 쏘자는 생각이었다. 메달 색깔을 떠나 메달을 따낸 것이 좋다.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내 가벼운 마음으로 개인전에 임했다"고 했다. 이어 "대표 선발되고 보민 언니와 같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 결승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만나서 긴장감 있는 경기를 했다. 언니의 2관왕을 축하한다"며 대표팀 '맏언니'에게 축하를 건넸다.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