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리홍(현대제철)에게 한국 남자 컴파운드 단체전 은메달은 또 다른 의미다. 은퇴의 기로에 섰던 민리홍은 컴파운드에서 새 삶은 얻었다.
민리홍은 원래 리커브 선수였다. 2010년까지만 해도 선수 생활은 커녕 정상 생활도 못할 정도였다. 지병인 통풍으로 목발을 짚고 다녔다. 통증이 너무 심해 스스로 옷을 입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리커브는 손가락으로 시위를 잡은 뒤 서서히 푸는 식으로 화살을 날린다. 손가락 통증이 심한 민리홍은 활을 쏠 수가 없었다.
컴파운드는 달랐다. 시위에 고리를 걸어 당겼다가 격발 스위치를 눌러 화살을 쏜다. 통증을 피할 수 있었다. 2010년 컴파운드로 전향했다. 2013년과 올해 국가대표 설발전까지 통과했다. 올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양궁연맹(WA) 1차 월드컵에서 김윤희(하이트진로)와 짝을 이뤄 혼성부 우승도 일구어냈다. 꾸준한 치료로 더 이상 통풍으로 고통받지도 않는다.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한 번 금메달을 노렸다. 개인전은 아픔이었다. 8강에서 이란 선수들에게 졌다. 최용희(현대제철) 양영호(중원대)와 팀을 이룬 단체전에서는 결승에 올랐다. 이번에도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한국 남자 단체팀은 결승에서 인도에 225대 227로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그러나 민리홍은 미래를 약속했다. 그는 "응원 많이 해주셨는데 아쉽기는 하지만 이번 경험이 기회다. 이제 시작이다"라면서 "연습을 열심히 해서 올림픽과 다음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