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한국 야구 대표팀은 준결승까지 4경기에서 팀타율 3할9푼5리(124타수 49안타), 6홈런을 기록했다.
조별 리그 3경기를 모두 무실점 콜드게임승으로 따냈고, 준결승전에서는 중국에 7대2로 승리했다. 4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11점을 뽑아냈으니, 수치상으로는 공격력이 가히 폭발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예선 대만전과 중국과의 준결승전에서는 뭔가 막힌 듯 타선의 짜임새와 연결이 부족해 보였다. 지난 24일 대만과의 경기에서는 14개의 안타와 7개의 4사구를 얻었지만, 10득점에 그쳤다. 강정호와 오재원, 박병호의 홈런 3방이 없었다면, 박빙의 양상으로 흘렀을 지도 모른다.
27일 열린 준결승전에서도 한국은 13안타와 10개의 4사구를 얻고도 고작 7점을 얻는데 머물렀다. 잔루가 무려 13개나 됐다. 2-2 동점이던 5회말 박병호와 나성범의 도루를 이용해 2점을 뽑은 한국은 6회말 박병호가 좌중간 3점홈런을 터뜨린 덕분에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앞서 3회 강정호의 솔로포까지 홈런 2방이 없었다면 약체 중국이라 했을 지라도 어려운 경기로 흘렀을 일이다.
공격이 중간에 끊기는 빈도가 잦았다. 6회 박병호의 홈런 후 1사 1,2루서 강민호가 중견수플라이로 물러나더니 계속된 2사 만루서는 민병헌이 땅볼로 아웃돼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7회에는 2명의 주자를 모아놓고도 또다시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경기 초반에는 주자들이 어설픈 베이스러닝으로 횡사하기도 했다.
찬스에서의 응집력 부족 때문에 28일 대만과의 결승전은 예측이 조심스럽다. 대만은 미국 마이너리그 유망주 쟝샤오칭이 선발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한국이 지금까지 상대했던 투수와는 수준이 다르다. 150㎞에 이르는 빠른 공과 변화구 구사능력, 제구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즉 한국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기가 더욱 힘들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결국 홈런포에 의존해야 하는데 박병호와 강정호의 방망이에 기대를 걸어야 할 형편이다. 연속 안타보다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거포들의 '큰 것' 한 방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편이 나을 지도 모른다. 한국 타자중에서는 박병호와 강정호가 각각 2홈런, 오재원가 민병헌이 각각 1홈런을 터뜨렸다.
일단 4,5번 박병호와 강정호의 타격감은 크게 나빠 보이지는 않는다. 박병호는 이날 중국전에서 5타수 2안타 3타점, 강정호는 4타수 2안타 1타점을 각각 올렸다. 민병헌 손아섭 김현수의 상위타순 타자들의 출루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한국은 결승전에서 선발 김광현에 이어 양현종 봉중근 임창용 등 최정예 불펜진을 총가동할 예정이다. 마운드가 잘 막아준다 하더라도 중반까지 리드를 잡지 못한다면 의외로 고전할 수 있다. 중심타자들의 홈런포가 승부의 키가 될 전망이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