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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상남자' 양학선의 눈물은 처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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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남자' 양학선(22·한체대)의 눈물은 처음 보았다.

내 기술 하나만 믿고 거침없이 하늘로 날아오르던 소년, 가난과 시련을 딛고 승승장구해온 강심장 소년, 런던에서 꽃송이처럼 훨훨 날았던 올림픽 영웅이 믹스트존에서 눈물을 훔쳤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1년 도쿄세계선수권, 2012년 런던올림픽, 2013년 앤트워프세계선수권까지 나서는 모든 메이저대회에서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던 '도마의 신'이다.

양학선은 25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도마 결승에서 최종점수 15.200점으로 시니어 대회에서 처음으로 도마 2위를 기록했다.

이날 분위기는 좋았다. 맨 처음 등장한 섹와이훙(홍콩)의 15.216점, 고득점을 기록했지만 양학선의 적수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세번째로 등장한 '북한 도마의 신' 리세광의 실수는 호재였다. 1차시기에서 난도 6.4 드래귤레스쿠파이크(손 짚고 앞돌아 몸 접어 앞 공중 두 바퀴 돌며 반바퀴 비틀기)에서 머리로 떨어지며 14.166점을 받았다. 2차시기에선 자신의 이름을 딴 리세광(난도 6.4·손 짚고 옆 돌아 몸 굽혀 뒤 공중 두 바퀴 돌며 1바퀴 비틀기)을 성공시키며 15.433점을 받았지만, 평균 14.799점이었다. '남북 도마의 신' 대결이 싱거워졌다. 양학선과 코칭스태프의 표정이 밝아졌다.

경쟁자가 낙마한 상황에서 굳이 무리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양학선 기술의 장점은 확장성이다. '여2(난도 6.0 손 짚고 앞돌아 몸 펴 앞 공중 돌며 2바퀴반 비틀기)'에서 반바퀴 더 비튼 것이 '양학선(난도 6.4)' 기술이다. 로페즈(난도 6.0,손 짚고 옆 돌아 몸 펴 뒤 공중 돌며 3바퀴 비틀기)에서 반바퀴 더 비튼 것이 양학선2(가칭, 난도 6.4)다. 컨디션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 햄스트링 부상과 컨디션 난조를 고려해 '여2'와 '로페즈'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반전'이었다. 양학선은 1-2차시기 자신의 신기술에 도전했다. 난도 6.4라는 표시가 전광판에 찍히자 관중들이환호했다. 1차 시기 양학선은 공중에서 1080도, '양학선'을 시도했다. 하지만 충분한 체공높이를 확보하지 못했다. 회전이 부족했다. 구름판을 구르고 손을 짚는 순간 스스로 알았다. 양학선은 "도마선수라면 손을 짚는 순간 몸으로 안다. 양학선 기술이 안될 것 같아 몸을 풀었다. 몸에 힘이 빠져 있는 상태였다"고 했다. 난도 6.0 '여2'로 인정됐다. 라인을 벗어나며 0.1점의 감점까지 받았다. 2차 시기, 양학선은 또다시 도전과 모험을 택했다. 신기술인 '양학선2(가칭)'였다. 이번에도 1260도를 돌아내지 못했다. 회전수가 부족했다. 로페스(난도 6.0, 손 짚고 옆 돌아 몸 펴 뒤 공중 돌며 3바퀴 비틀기)로 인정됐다. 양학선은 완벽한 착지후 두손을 번쩍 들며 금메달을 예감했지만, 점수는 15.400점에 그쳤다. 평균 15.200점 0.016점 차이로 홍콩 에이스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경기 직전 허벅지에 진통제를 투여하고 포디움에 섰다. 믹스트존에서 첫 마디는 "많이 아픕니다"였다. 제대로 걷기도 힘든 다리를 테이핑으로 감싼 채 이를 악물었다. 반드시 이겨내리라고 생각했고, 끝까지 스스로를 믿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도전했다. 그러나 지난 4년간 혹사당한 몸은 '적신호'를 보내왔다. "2등이 이렇게 쓰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며 눈물을 쏟았다. "하겠다고 다짐했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 의지를 믿었다. 난도 6.4 신기술을 쓰기로 한 것 역시 나의 결정이었다.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