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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골드수'로 엇갈린 운명, 예선이 더 어려운 한국 男양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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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승부보다 본선행 티켓을 따내기가 더 어렵다. '세계 최강' 한국 남자 양궁의 예선이 그렇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본선행 티켓을 놓고 피말리는 승부가 펼쳐진 24일 인천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이틀간 열린 예선에서 쏜 144발의 점수가 똑같았다. 결국 본선행과 예선탈락의 운명은 골드점수(10점)을 누가 많이 쐈느냐에 갈렸다.

9개월간 이어진 불꽃튀는 승부 끝에 인천아시안게임 양궁 남자 리커브 개인전-단체전에 출전할 얼굴이 가려졌다. 이승윤(코오롱)과 오진혁(현대제출), 구본찬(안동대)이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대한양궁협회는 24일 끝난 예선라운드 결과를 반영, 본선에 나설 세 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이틀동안 진행된 남자 리커브 예선에서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챔피언인 이승윤이 1위를 차지했다. 이승윤은 예선 90m에서 331점, 70m에서 348점, 50m에서 342점, 30m에서 356점을 얻어 총점 1377점으로 예선 1위에 올랐다. 예선 2위는 2012년 런던올림픽 2관왕인 오진혁이 차지했다. 오진혁은 1362점을 얻어 구본찬과 동점을 이뤘다. 그러나 골드 점수에서 88대81로 앞서 2위에 올랐다. 4위는 1354점을 따낸 김우진(청주시청)에게 돌아갔다. 한국 남자 양궁은 비가 오고 바람이 많이 부는 악천후 속에서도 예선 1~4위를 휩쓸며 양궁 강국의 위용을 뽐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예선은 과정에 불과하다. 대한양궁협회는 올해 열린 월드컵 1,2차대회와 아시아그랑프리 3개 대회의 성적, 아시안게임 예선 결과를 합쳐 최종 순위를 가렸다. 이에 따라 앞서 3개 대회 성적에서 30점을 얻어 4명 중 최하위를 기록했던 이승윤이 아시안게임 예선 1위 포인트인 40점을 얻어 총점 70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고교생으로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을 제패하며 파란을 일으켰던 이승윤의 극적인 역전을 이뤄냈다. 아시안게임 2위 포인트 30점을 얻어 총점 70점을 기록한 오진혁은 최종점수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아시안게임 예선 순위를 우선으로 한다'는 협회 규정에 따라 이승윤이 1위에 올랐다. 앞선 3개 대회에서 45점을 얻어 2위에 올라있던 구본찬은 아시안게임 예선 3위에 그치며 20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총점 65점으로 3위에 자리해 오진혁에게 2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35점으로 3위에 자리했던 김우진은 아시안게임 예선 4위로 10점을 추가하는데 그치며 총점 45점으로 4위에 머물렀다.

최종 순위에 따라 태극전사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규정에 따라 국가당 2명으로 제한되는 개인전에는 2명만 출전이 가능하다. 최종순위에 따라 1위 이승윤과 2위 오진혁이 개인전 본선에 출전한다. 결국 오진혁과 구본찬의 개인전 출전 여부가 23~24일 이틀동안 기록한 아시안게임 예선 골드점수에서 가려지게 됐다. 3명이 출전하는 단체전에는 이승윤과 오진혁, 구본찬이 출전 기회를 잡게 됐다. 반면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올랐던 김우진은 4위로 본선행이 좌절됐다.

예선을 마친 장영술 양궁 총감독도 이날 분주했다. 동점으로 예선이 끝나자 장 총감독은 양궁협회 관계자들과 모여 순위 산출 규정집을 두고 최종순위를 따졌다. 20여분 뒤 장 총감독이 최종 순위를 들고 나와 취재진에게 브리핑을 했다. 워낙 복잡한 계산이라 취재진에게 설명하는데만도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선수들 역시 아직 순위가 결정되지 않아 선수 대기실에서 긴장속에 결과를 기다렸다. 장 총감독은 "동점이 나오고 최종순위 점수가 같아서 규정을 살펴보느라 순위 발표가 지연됐다. 점수가 이렇게 똑같은 경우가 흔하지는 않는데 그만큼 실력이 워낙 비슷하다는 얘기다"라며 웃음을 보였따. 이어 "예선에서 1~4위를 모두 차지했다. 바람이 많이 부는데도 세계기록에 근접한 기록을 냈다. 다양한 변수에 많은 준비를 해서 대비했다. 단체전 순서도 경우에 따라 다 연습을 했다. 연습해둔 조합을 최종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선수들이 긴장을 많이 해더 덜 해도 안되는 상황이다. 특히 화살수가 줄어들어 예측이 어려워졌다"며 경계심도 동시에 가졌다.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