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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이득춘 감독 "전략의 승리. 손완호와 이현일 큰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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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잘 맞아떨어졌다. 특히 손완호가 첫 경기를 잡아준게 좋았다. 이런 경기를 대비해선 뽑은 이현일이 큰일을 했다."

이득춘 한국 배드민턴대표팀 감독은 기쁨의 한숨을 쉬었다. 그는 배드민턴 남자 단체전 금메달의 원동력으로 전략를 꼽았다. 중국 격파를 위해 구상한 대로 선수들이 마치 각본 대로 잘 움직여주었다.

이득춘 감독은 "이용대-유연성조는 당연히 이겨야 하는 매치업이었다. 김기정-김사랑조도 이길 것으로 봤다. 내가 네번째 매치 때 심판본부에 항의를 한 건 심판이 콜을 하면 번복을 못하는데 번복을 한 걸 지적했다"고 말했다.

한국이 23일 인천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 단체 결승전에서 3대2으로 승리했다. 5시간을 넘기는 대혈투 끝에 기적의 드라마를 썼다. 이번 아시안게임 최고의 매치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2002년 부산대회 이후 12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한국은 전무후무한 기록에 도전한 중국의 대회 3연패를 차단했다. 남자 대표팀은 전날 중국에 0대3으로 당한 여자 단체전 준우승의 아픔을 씻어냈다.

세계랭킹 7위 손완호(국군체육부대)는 첫 단식에서 중국의 기를 꺾었다. 1시간19분의 대혈투 끝에 자신 보다 5계단이 높은 세계랭킹 2위 천롱을 2대1(21-5 22-24 21-14)로 제압했다. 천룽(25)은 중국의 배드민턴 영웅 린단의 뒤를 잇는 영건이다.

1세트를 가볍게 21-5로 가져왔다. 2세트도 줄곧 리드하다 끝에 듀스를 허용했고, 결국 22-24로 내주고 말았다. 분위기가 넘어간 상황에서 손완호는 흔들리지 않았다. 차분하게 3세트에서 줄곧 리드한 끝에 21-14로 승리했다. 그는 "초반에 달아나자는 전략이 잘 통했다. 홈 코트의 이점을 잘 살렸다고 본다. 햄스트링이 좋지 않았지만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손완호는 경기장 에어컨 바람의 방향을 잘 알고 있어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바람의 방향은 일정했다고 한다. 대표팀은 평소 훈련 때 에어컨을 켜놓고 대비했다고 한다. 이거야 말로 홈 어드밴티지다.

세계랭킹 1위 이용대(삼성전기)-유용성(국군체육부대)조는 두번째 복식 경기에서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갔다. 슈젠-장난조를 2-0(23-21 21-13)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49분 걸렸다. 올초 도핑 기피 논란으로 국제배드민턴연맹(IBF)로부터 선수 자격 1년 정지까지 갔다가 명예회복한 이용대는 몸을 던져서 떨어지는 셔틀콕을 받아내는 묘기를 연출했다. 자신의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위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유용성 역시 이용대와 멋진 호흡으로 위기를 넘기면 자기 몫을 다했다. 한국은 게임 스코어 2-0으로 리드, 중국을 벼랑 끝으로 몰아갔다.

유용성은 이날이 공교롭게 군제대일이었다. 그는 "이용대와 뜻깊은 전역 선물을 만들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용대는 "손완호가 첫 경기를 잡아줘서 우리도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첫 세트에서 어렵게 경기가 풀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도 승리하면서 우승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용대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이효정과 함께 혼합복식 금메달로 먼저 세계를 제패했다.

이동근은 단식 세번째 매치에서 중국 배드민턴의 영웅 린단을 괴롭혔지만 0대2(18-21 15-21)로 졌다. 이동근이 패기로 맞섰지만 풍부한 경험을 앞세운 린단의 관록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은 복식 네번째 매치에서도 중국에게 잡혔다. 세계랭킹 5위 김사랑-김기정(이상 삼성전기)조가 채윤-후하이펑조에 1대2(21-19 18-21 16-21)로 역전패했다. 중국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결국 다섯번째 단식에서 결판이 났다. 베테랑 이현일(34)이 영건 가오후안(24)을 2대0로 물리치면서 중국의 추격을 뿌리쳤다. 인천=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