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대다수 선수단은 선수촌에서 미리 주문한 도시락을 경기장으로 배달해 먹고 있다. 그런데 첫날부터 배달 사고가 잇달았다. 20일 펜싱이 열리는 고양체육관에서는 도시락이 예정시간보다 2시간반이나 늦게 도착했다. 때문에 이란 선수단은 쫄쫄 굶은 채 1시 경기에 출전했다. 양궁 경기장 역시 도시락이 오지 않았다. 결국 자급자족을 결정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식중독균까지 나왔다. 21일 사격경기가 열린 옥련국제사격장에 배달 예정이던 도시락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 조직위는 해당 도시락을 폐기하고 선수단에게 빵과 우유, 초코바를 제공했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각국 선수단의 항의가 빗발쳤다. 조직위는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도시락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다들 제 살길을 찾았다. 특히 사격장의 경우 절박했다. 경기장 자체가 산중 깊숙한 곳에 있다. 밥을 먹으러 나가려면 5~10분 정도는 걸어가야한다. 이 덕분에 사격장 바로 앞에 있는 유일한 식당 하나가 대박을 쳤다. 오리 로스 구이나 닭백숙을 파는 이 식당은 한식 뷔페를 준비했다. 화려한 반찬은 없었지만 샐러드와 각종 김치, 감자 조림과 시래기국을 냈다. 한국 사람은 물론이고 외국 선수들과 임원들도 와서 정답게 밥을 먹었다. 외국 선수들과 임원들은 "도시락보다 차라리 여기 밥이 낫다"면서 엄지를 치켜세웠다. 인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