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도의 '간판스타' 김재범(29·한국마사회)의 손가락은 '기형'이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위해 훈련을 하다 왼손 세 번째 손가락의 인대가 끊어졌다. 테이핑을 하지 않으면 손가락을 구부리기도 힘들다. 나머지 손가락도 성한데가 없다. 유도복을 강하게 잡느라 열손가락이 모두 'S'자로 휘었다. 다른 선수들보다 유도 스타일이 격해 손 변형이 심하다. 이제 더이상 약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 김재범은 "선수라면 부상은 누구나 다 있는 것이다. 메이저대회만 있으면 부상을 하게 된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도 분명히 부상할 것이라 생각했고 손가락을 다쳤다"고 말했다. 이어 "런던올림픽때보다 손가락 부상은 더 심한 상태지만 전체적인 몸상태는 괜찮다"며 웃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한 팔과 한 다리로 세상을 메쳤다. 왼쪽 무릎은 인대 부상으로 '덜렁덜렁'거렸다. 습관성 왼쪽 어깨 탈골에다 팔꿈치 인대 손상을 입었고 왼쪽 네번째 손가락 인대는 아예 끊어졌다. 왼팔과 왼다리로는 힘을 쓰지 못했다. 고통을 참기 위해 마취제를 맞고 경기장에 나섰다. 투혼으로 이겨냈다. 금빛 메치기에 성공하며 개인 커리어 그랜드슬램(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까지 차지했다.
21일 그가 또한번 부상투혼의 드라마를 쓴다. 유도 남자 81㎏급에 출전,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 한국유도의 첫 금메달을 노린다.
유도대표팀은 20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유도 경기 첫날에 동메달 3개를 따냈다. 남자 60㎏급의 김원진(용인대)과 여자 48㎏급 정보경(안산시청), 여자 52㎏급 정은정(충북도청)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재범이 나서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