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은 사이클이 있다. 때문에 단기전에서는 투수력과 수비력, 그리고 경기 흐름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조직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거꾸로 보면 역시 해결은 타격이 해줘야 한다.
한 경기, 한 경기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서바이벌 게임. 인천 아시안게임이라는 단기전의 가장 큰 특성이다.
때문에 장타력은 매우 중요하다. 한 방으로 경기 흐름 자체를 뒤바꿀 수 있다. 당연한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타선은 매우 인상적이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고심끝에 김현수를 6번에 배치했다.
그는 두산에서 주로 3번 타자에 배치된다. 한국최고의 교타자다. 국제대회 경험도 많다. 게다가 항상 좋은 타격을 했다. 국제대회 타율이 통산 타율이 4할이다.
가장 큰 잠실야구장이 홈인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 그는 지난해부터 장타력을 끌어올렸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상황에서 따라 안타 생산능력 뿐만 아니라 의미있는 한 방을 친다.
그런 김현수가 6번에 배치됐다는 점. 한국 타선의 클린업 트리오 자원이 있다는 의미.
3번 나성범, 4번 박병호, 5번 강정호다. 모두 파워와 테크닉을 갖춘 장타자들이다.
나성범은 향후 한국 야구를 이끌어 가야할 차세대 거포다. 잠재력은 충분하다. 모두 인정하는 자질이다.
박병호는 두말할 것 없는 한국 최고의 거포다. 당연히 국가대표 붙박이 4번 타자감이다.
강정호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러브콜을 받고 있는 선수다. 2012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매우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당시 주로 유격수가 아닌 3루수로 배치, 절정의 타격감을 보였다.
문제는 경험이다. 나성범과 박병호는 실질적인 대표팀 경험이 이번이 처음이다. 단기전, 타격 사이클이 좌우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사령탑의 입장에서 그들의 부진도 고려해야 한다.
그럴 경우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강정호와 김현수가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한국 타선의 해결사 구도는 '클린업 트리오'가 아닌 '빅4'다. 뚜껑을 열어보지 않은 현 시점. 어떤 선수가 맹타를 휘두를 지, 어떤 선수가 부진에 빠질 지는 알 수 없다. 실전에 돌입해야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해결사 빅4'는 단기전을 대비하는 확률이 더욱 높은 시스템이다.
아시안게임 참가국 중 한국의 전력은 가장 앞서 있다. 그러나 변수가 많은 야구다. 특히 타격은 더욱 그렇다. 상대 투수에 따라 폭발할 수도, 침묵할 수도 있다. 장타력을 갖춘 해결사가 6번 타순까지 뻗쳐있다는 점은 그래서 유리하다.
클린업 트리오가 아니나 '빅4'의 시스템. 한국야구에 어떤 순작용을 할까.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