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전 기록 50초대는 나쁘지 않다. 모든 타이틀을 내려놓고 자유형 200m에만 집중하겠다. "
박태환은 20일 인천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 예선 직후 이렇게 말했다. 예선 1위 쑨양이 4레인, 예선 2위 하기노 고스케가 5레인, 3위 마쓰다가 3레인에 포진했다. 4위 박태환은 6레인에 나선다. 쑨양과 한레인 떨어진 6번 레인이다. 물속에서 충분히 견제할 수 있으면서도, 상대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고 자신의 레이스에 집중할 수 있는 레인이다. 150~200m 마지막 구간, 막판 스퍼트에서 통상 25초대를 찍는 박태환이 예선전에서는 27초78을 기록했다. 결선을 위해 힘을 비축했다. 예선전 직후 박태환은 "예선전 50초대 기록은 나쁘지 않다. 내 기록에 도전하는 레이스를 하겠다. 나는 이곳에 쑨양을 만나러 온 것이 아니다. 경기를 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도하, 광저우대회에서 잇달아 자유형 200m 챔피언에 오른 '디펜딩챔피언' 박태환의 최고기록은 4년전 광저우에서 수립한 1분44초80이다. 아시아최고기록은 쑨양이 지난해 9월 선양중국체전에서 수립한 1분44초47이다. 2년전 런던올림픽에서는 거짓말처럼 똑같이 1분44초93을 찍었다. 올시즌 기록은 박태환이 앞선다. 쑨양의 시즌 최고기록은 1분46초04다. 박태환의 시즌 최고기록은 지난 7월 김천경영대표선발전에서 기록한 1분45초25다. 쑨양보다 0.39초 앞선다
박태환의 예선전과 6레인 배정에 대해 정부광 대한수영연맹 부회장은 "태환이는 '백전노장'이다. 예선전에 나름의 깊은 뜻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이정도 수준 같으면 3위권, 4-5-3-6레인 안에 들어갈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세계대회 올림픽 무대가 아닌 만큼 예선전을 편안하게 치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오후 6시 펼쳐질 쑨양과의 2년만의 진검승부, 결선 무대에 대해 "괜찮을 것같다. 원사이드한 경기는 아니겠지만 우리가 51대49로 앞선다"고 전망했다.
"인천아시안게임을 현장에서 준비하면서 태환이가 훈련하는 모습을 열흘 가까이 지켜봤다. 지난번 런던올림픽때보다 기록, 페이스 ,몸상태 모든 것이 좋아졌다. 무엇보다 마음이 편안하더라. 운동 여건도 좋아졌고, 선수로서의 마인드도 더 성숙해졌다"고 칭찬했다. 지난 5월 이후 '박태환의 매형' 김대근 총괄실장이 매니지먼트사인 팀GMP에 가세하면서, 연맹과 해묵은 오해, 앙금을 털어냈다. "태환이가 경기장에 오면 환한 얼굴로 반갑게 인사하고 기분좋게 운동하니, 흐뭇하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절로 나오고 있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