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녀 검객' 김지연(26·익산시청·세계랭킹 6위)이 인천아시안게임 결승 피스트에 올랐다. 그토록 꿈꾸던 '절친 후배' 이라진(24·인천중구청·세계랭킹 12위)과의 결승 진검승부가이 성사됐다. 펜싱코리아는 금-은메달을 확보했다.
김지연은 20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펼쳐진 인천아시안게임 여자펜싱 사브르 준결승에서 중국의 톱랭커 센첸(세계랭킹 8위)를 상대로 15대11로 승리했다. 1라운드는 박빙의 혈투였다. 선제득점을 허용했지만 연거푸 막고 찌르기로 3득점 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올시즌 4번째 맞대결이었다. 김지연은 지난 2월 시카고월드컵 우승 당시 센첸을 15대10으로 꺾었다. 7월 초 수원아시아선수권 단체전 결승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서 1포인트차 통한의 역전패를 허용했지만, 7월 중순 카잔세계선수권 16강에선 중국을 꺾었다. 안방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은 '올림픽 챔피언'은 힘을 냈다. 김지연 특유의 빠른 발에 맞서 센첸 역시 빠른 발로 맞불을 놓았다. 김지연과의 대결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짐작됐다. 수싸움에서 김지연이 노련했다. 센첸의 거센 추격을 물리치고, 8대7로 1라운드를 마쳤다.
2라운드 김지연은 8-9로 역전을 허용했지만 연거푸 상대의 가슴을 찔러내며 11-9로 다시 앞서나갔다. 빠른 공격과 반격이 이어지면서 김지연은 체력적으로 지친 기색을 드러냈다. 중국 톱랭커 센첸 역시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물러서는 김지연을 향해 전광석화처럼 달려들며 목을 찔렀다. 김지연 역시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맞섰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과감한 공격이 이어졌다. 재치있게 물러서는 상대의 가슴을 찔러내며 13-10으로 점수를 벌렸다. 센첸이 13-11로 따라붙었지만, 김지연은 상대의 왼쪽 어깨를 공략하며 또다시 승리의 '불'을 켰다. 2라운드 1분43초를 남기고 마지막 역습 찌르기를 성공시키며 15대11로 승리했다.
김지연은 이날 오후 7시50분 진행될 여자사브르 결승전에서 중고등학교 2년 후배 이라진과 격돌하게 됐다. 이라진은 준결승에서 '중국 신성' 리페이를 15대7로 꺾었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김지연과 이라진은 '한솥밥' 결승행을 입버릇처럼 얘기해왔다.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절친 선후배가 안방에서 맘 편하게 승부를 겨루게 됐다. 꿈이 이뤄졌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