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평생 가장 큰 꿈이 이뤄졌다."
터키 수영선수 알랄라 유젤(17)이 20일 인천 박태환문학수영장에서 박태환을 만났다. 유젤은 인천아시안게임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기 위해 19일 입국했다. 박태환의 열혈팬인 유젤은 주터키한국문화원에 박태환을 보기 위해 인천에 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한국문화원이 조명우 인천시 행정부시장에게 도움을 청하며, 일사천리로 인천행이 성사됐다. 인천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통역과 안내 자원봉사를 하게 됐다. 유젤은 20일 오전 훈련을 마치고 나오는 박태환을 거짓말처럼 마주했다.
유젤은 터키 이스탄불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해온 선물들을 건넸다. "곧 생일(9월 27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박태환의 별자리와 행운을 비는 액자를 선물했다. "박태환 선수는 나의 별"이라고 말하며 수줍게 웃었다. 유젤이 인천 자원봉사를 희망한 이유는 오로지 박태환 때문이다. 자유형 200-400m 수영선수인 유젤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태환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 "한국에 저런 선수가 있다니!"라는 생각에 깜짝 놀랐다. 광저우아시안게임 3관왕은 오히려 당연했다. "세계 최고인데, 아시아 최고는 당연한 거 아니냐"며 웃었다. 유젤은 박태환의 터키팬클럽 회장으로 일하며 수영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어깨부상으로 최근 2시즌간 수영을 쉬었지만, 이전까지 연령별 터키최고기록을 보유할 만큼 재능을 나타냈다.
유젤이 '어깨 부상'이야기를 꺼내자 박태환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관심을 표했다. "어깨부상이 와서 너무너무 아팠지만, 박태환 선수를 생각하며 수영을 포기하지 않았다. 더 열심히 해서 터키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태환을 왜 좋아하냐는 질문에 유젤은 취재진에게 "시간이 있냐"고 물었다. 좋은 점이 너무 많아 시간이 모자란다는 뜻이었다. 속사포처럼 칭찬을 쏟아냈다. "박태환은 수영선수로서 가장 완벽한 기술을 갖췄다"고 극찬했다. "매번 장린, 쑨양, 하기노 등 경쟁자들은 달라졌지만, 박태환은 자신만의 독보적인 실력으로 정상을 유지해왔다. 그들이 박태환의 라이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틀림없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국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수영장에서 하는 아시안게임에서 얼마나 부담감이 크겠나. 사실 우리들에게 그의 메달색은 중요하지 않다. 이미 그는 세계 최고이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박태환의 책에 사인을 받고, 기념사진을 찍은 유젤은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박태환은 경기 전날임에도 불구하고 10만리 떨어진 이국에서 자신을 보기 위해 찾아온 소녀팬의 마음을 친절하게 받아안았다. 박태환이 자리를 뜨자마자 17세 터키소녀는 울음을 터뜨렸다. 휴지로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 평생 가장 큰 꿈이 현실이 됐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