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기록적인 '지름신'을 선보였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루이스 판 할 감독이 전력 재정비에 골몰하고 있다.
맨유가 올시즌 프리미어리그와 캐피털원컵를 합쳐 총 5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판 할은 무려 33명의 선수를 로스터에 올렸다. 수비수에 9명, 미드필더에 17명, 공격수에 6명이 번갈아 기용됐다. 아직 부상에서 회복되지 않은 루크 쇼와 마이클 캐릭은 제외된 수치다.
이는 5경기 이상 치른 팀들 중 단연 1위다. 2위는 5경기 28명의 크리스탈 팰리스, 3위는 8경기 27명의 헐 시티다. 이들은 흔히 강등권 내지 중하위권 팀으로 분류되는, 전력이 불안정한 팀이다. 반면 첼시는 5경기에서 단 18명을 기용했을 뿐이다. 이번 시즌 스쿼드에 대한 주제 무리뉴 감독의 만족감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판 할은 지난 브라질월드컵 당시 네덜란드의 23인 로스터 전원을 활용하는 탁월한 로테이션 능력으로 찬사를 받았다. 당시 판 할은 디르크 카윗을 윙백으로 활용하는 등 화려한 용병술로 네덜란드를 4강에 올려놓았다.
맨유의 사정은 다르다. 올드 트래포드에 첫 선을 보인 선수만 거물급 이적생인 라다멜 팔카오와 앙헬 디 마리아를 포함해 무려 7명이다. 게다가 맨유는 이적시장 막판 마르코스 로호, 앙헬 디 마리아, 달레이 블린트, 라다멜 팔카오 등 중요 선수들을 폭풍처럼 보강했다.
그런데 느긋하게 팀을 정비할 시간이 없다. 유망주 발굴과 팀 재정비로 이름난 판 할이지만, 이번 여름 1억5000만 파운드(약 2570억원)의 이적료를 지원받은 이상 마음이 급하다. 올시즌 판 할은 반드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톱4'에 들라는 구단 수뇌부의 엄명을 받은 상태다.
판 할이 절대적인 신뢰를 보인 선수도 있다. 골키퍼 자리만큼은 줄곧 다비드 데 헤아의 차지였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