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종호가 인천아시안게임의 첫 고개를 넘었다.
말레이시아(3대0 승)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1대0 승)를 연파하고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조별리그 최종전이 남았다. 한국은 21일 오후 5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라오스와 격돌한다. 라오스는 A조 최약체다. 2경기에서 득점없이 무려 7골을 허용했다.
이광종 감독은 라오스전에는 가용하지 않은 전력을 투입해 실험할 계획이다. 그는 18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행히 2승으로 조 1위를 굳힌 만큼 라오스전은 체력 안배를 위해 안 뛴 선수들을 기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전의 경우 선발 진용이 1명 바뀌었다. 전남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김영욱(23)과 안용우(23)가 교대로 선발 출격했다. 골키퍼 노동건(23·수원)을 비롯해 곽해성(23·성남) 이주영(23·야마가타) 손준호(22·포항) 등이 단 한 차례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윤일록(22·서울)이 오른쪽 무릎 안쪽 인대 파열로 아웃된 만큼 대체 자원에 대한 실험도 병행해야 한다. 오른쪽 정강이를 다친 김신욱(26·울산)도 결장이 불가피하다. 선수들도 비상이다. 이종호(22·전남)는 "신욱이 형의 공백을 잘 메울 수 있도록 하겠다. 라오스가 최약체지만 호랑이가 토끼 잡을때 전력 투구하듯이 준비를 잘해서 이기겠다"고 했다. 이용재(23·나가사키)도 "결과는 모른다. 약체라기 보다는 공격수인만큼 골 욕심을 내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종호는 2경기 모두, 이용재는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교체 출전했다.
진검승부의 시작인 16강전의 그림을 그려야 할 시점이다. 한국은 A조 1위가 유력하다. 16강전부터는 '단두대 매치'다. 패하는 팀을 짐을 싸야한다. 한국은 25일 오후 8시 B조 2위와 16강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B조에는 우즈베키스탄과 홍콩, 방글라데시, 아프가니스탄이 포진해 있다. 우즈베키스탄과 홍콩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다.
16강을 통과하면 8강에서는 C조-D조 16강전 승리팀과 맞붙는다. C조에는 오만, 팔레스타인, 싱가포르, 타지키스탄, D조에는 일본, 쿠웨이트, 이라크, 네팔이 속해 있다. 이 감독은 "지금 예상으로 16강 상대는 우즈베키스타이나 홍콩이 될 것으로 본다. 아마도 홍콩이 유력하다. 홍콩은 수비에 중점을 두는 팀"이라며 "8강은 일본이나 팔레스타인이 올라올 것 같다. 일본이 유력한데, 일본은 패싱게임을 잘하는 팀이다. 허리부터 압박해서 역습까지 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축구는 골로 말한다. 상대 밀집수비에 대한 대처 능력은 여전히 떨어진다. 페널티 박스 주변에서 세밀함이 부족하다. 골결정력도 아직 풀리지 않은 열쇠다. 세트피스도 보완해야 한다. 이 감독은 "골을 넣고 싶어하는데 세밀함이 떨어진다. 남은 기간 훈련을 통해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 세트피스도 기존에 하던 것과 상대 수비 위치나 전력에 따라서 다양한 전술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용재는 "결정력은 반성할 부분이다. 주눅들지 않고 발전하면 다음 경기에서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6강에 올랐지만 아직 웃을 수 없다. 16강과 8강, 4강에 이어 결승전에서 승리해야 28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밝아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