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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 '띠동갑 커플'이 대세? 드라마 별 케미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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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차 커플'이 대세다.

최근 브라운관에서는 나이차 많이 나는 남녀 주인공들이 연인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JTBC '밀애'를 필두로 KBS2 '아이언맨', '연애의 발견',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이하 내그녀)', MBC '내 생애 봄날' '마마' 등 대부분의 작품이 적게는 열 살, 많게는 스무살 차이나는 커플을 전면에 내세웠다. 강산이 변해도 두 번은 변했을 시간을 뛰어넘어 달달한 커플 연기를 펼쳐야 하는 이들. 과연 이 '세대차 커플'의 케미(주인공끼리의 화학적 반응, 케미스트리)는 어떨까?

포털사이트에 공개된 프로필상 출생년도로 따져보면 나이 차가 가장 덜 나는 커플이 일곱 살 차인 '연애의 발견' 정유미(1983년)-성준(1990년) 커플이다. 아홉 살 차가 나는 '아이언맨' 이동욱(1981년)-신세경(1990년) 커플, '내그녀'의 띠동갑 정남매(정지훈 1982년, 에프엑스 크리스탈[정수정] 1994년)가 비교적 무난한 나이 차 커플에 속한다. '격세지감' 커플도 있다. 무려 17세 차이가 나는 '마마'의 송윤아(1973년)-홍종현(1990년), 강산이 두번 바뀐 20년 세월의 도랑을 사이에 둔 '내 생애 봄날'의 감우성(1970년)-소녀시대 수영(1990년)을 꼽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세대차 커플이 급증한 이유는 뭘까? 20대 남녀배우 가뭄 현상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남자배우의 경우 골든타임에 방송되는 작품에 신인을 기용하기는 위험부담이 크다. 그래서 김우빈 이종석 김수현 등 인지도와 인기를 갖춘 배우들에게 러브콜이 집중되는데, 이들은 이미 해외 일정 혹은 광고 촬영 스케줄 등이 잡혀있어 시간을 조율하기 어렵다. 또 스타 반열에 올라선 20대 남자 배우 중 상당수가 군 복무 중이라는 것도 20대 남자배우 가뭄 현상을 만들게 됐다. 그래서 연기력과 인지도를 고루 갖춘 30대까지 선택의 폭을 넓히게 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여자배우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한 방송 관계자는 "20대 여배우는 연기력이 가장 큰 문제다. 비주얼 배우는 많지만 극을 이끌고 나갈만한 연기력을 갖춘 사람이 거의 없다. 그래서 특출나지 않더라도 조금만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들에게 몰릴 수밖에 없다. 겹치기 출연 논란이 일더라도 그 배우를 쓸 수밖에 없다.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여배우의 경우 30대 배우도 대안이 되지 않는다. 한 관계자는 "30대 중반 이상의 여배우는 올드한 느낌이 있어 로맨틱물에 캐스팅하기는 난감하다. 또 30대 초반, 혹은 30대 중반의 동안 스타의 경우엔 드라마보다 영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섭외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가능성으로 주목받고 있는 게 바로 여자 아이돌이다. 연기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비주얼은 갖췄고 인기 기반이 있어 효용 가치가 높다. 일반 배우들에 비해 출연료가 낮은 편인데 오히려 해외 판권 수출 등에서는 유리한 면이 있는 것도 장점이다.

자연스럽게 30대 이상 남자 배우-20대 여자 배우 혹은 아이돌 출신의 조합이 꾸려질 수밖에 없는 상황. 이들의 케미 지수는 어떨까?

주연 배우들은 자신만만하다. 수영은 '내 생에 봄날' 제작발표회에서 감우성과의 로맨스 연기 가능성에 대해 "난 나이 차가 많이 나서 편하다. 대 선배님이라 어려울 수 있었는데 편하게 해주셨다. 내가 1990년생인데 드라마가 끝나는 날 1990년산 와인을 따주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 하나 믿고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케미스트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고 밝혔다.

비는 '내그녀' 제작발표회에서 "크리스탈이 나를 오빠처럼 따라준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친구와 연기해보는 게 처음인데 전혀 어린 친구 같지 않고 너무 똑똑하다. 나와 정신세계가 비슷한 것 같다. 무엇보다 고마운 건 내 말을 듣고 연기할 때 잘 따라와준다"고 말했다. 크리스탈 역시 "지훈 오빠가 내가 모르는 부분을 물어보면 하나하나 자세히 얘기해주고 지쳐있을 때 와서 장난쳐준다. 열두살 차이가 전혀 안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시청자들도 호감을 보이고 있다. 만날 때마다 치고받고 싸우는 이동욱-신세경 커플,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라기 보다는 리얼 100% 실전 연애를 보여주는 정유미-성준 커플, 악연으로 시작해 사랑을 키워가게 되는 감우성-수영 커플 모두 나이차를 느끼지 못하게 하는 자연스러운 연기로 호평받고 있다. 과연 세대차 커플 중 '케미 종결자'는 누가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