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경영고 1학년 센터 박지수(16), 2014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여자농구 대표팀의 최고 기대주다.
18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 세계선수권팀은 'A대표팀'이라 할 수 있는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과 지난 13일에 이어 두 번째 평가전을 가졌다.
대회 기간이 겹치면서 사상 최초로 이원화된 두 팀은 확실한 성격 차이가 있다. 20년만에 금메달 탈환을 노리는 아시안게임에는 대표팀 터줏대감들이 대거 나선다. 실력이나 경험 면에서 최상이다.
반면 세계선수권은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각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있다. 세계선수권팀에는 식스맨이나 유망주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이가 바로 박지수다. 고등학교 1학년이지만, 1m95의 장신을 앞세워 무한한 잠재력을 뽐내고 있다. 이미 고교 레벨을 벗어나 성인 레벨이라고 볼 수 있다.
자연히 그의 첫 국제대회인 이번 대회에 관심이 몰린다. 박지수가 신체조건이 좋은 해외 선수들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 지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18일 경기에선 박지수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전날 연습경기 도중 부상을 입은 것이다. 리바운드를 하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무릎을 다쳤다. 이날 오전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하는 등 정밀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단순 타박상으로 판명돼 한숨을 돌렸다.
다른 선수였다면 쉽게 넘길 수 있는 부상이지만, 박지수 같은 장신의 선수들은 사정이 다르다. 작은 부상에도 밸런스가 쉽게 깨질 수 있고, 재활에 만전을 기하지 않으면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박지수 역시 대표팀 합류 이전에는 웨이트트레이닝에 대한 개념이 부족했다. 성장판이 닫히지 않은 문제도 있었다. 최근 자유투나 슛 폼 문제가 계속 지적되는 등 기술적으로 완전치 못한 부분도 많다.
세계선수권대회팀을 이끄는 김영주 감독은 박지수에 대해 "아직 어린 선수다. 지금 당장 경기에서 몇 득점, 몇 리바운드를 기대할 수는 없다.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지수의 상태는 다행히 큰 문제가 없다. 며칠 치료를 받고, 다음주에 다시 훈련에 합류할 수 있는 상태다. 이번 대회에서 그에게 쏠린 기대감은 여자농구의 부족한 유망주 현실을 보여주는 안타까운 장면이기도 하다.
한편, 김영주 감독은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두 차례 평가전을 마친 뒤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잘 하다가도 고비에서 도망가는 모습이 나올 때가 있다. 자기 플레이를 다 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주는데 집중하겠다. 오늘 상대한 대표팀 선수들보다 더 좋은 실력을 가진 팀들과 만나는데 신경 쓰지 말고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라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화성=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