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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농협은행 여신관리 시스템 검사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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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 당국이 대출관리에 허점을 노출해 온 농협은행에 대해 검사에 착수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번 주초 농협은행 본점에 검사인력을 보내 여신관리 시스템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금감원은 농협은행의 대출기준 및 대출심사 규정, 본점과 지점의 업무협조 등을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지도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농협은행의 부실여신이 다른 금융기관보다 많고 비슷한 여신부실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지난 2000년대 중반 이후 외형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에 뛰어들었다가 부동산경기 침체로 부실채권이 급증, 실적악화에 시달려왔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6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2000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에는 각각 612억원과 3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이는 주로 부실여신 증가에 따라 적립된 대손충당금 액수가 커지면서 비롯된 것이다.

농협은행은 지난 2007년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호조로 1조352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기도 했으나,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실적이 악화돼 왔다.

금융위기 이후 조선·해운업 등 경기민감 업종 기업대출을 늘렸지만 지난해는 STX그룹 사태가 터지면서 오히려 손실을 키웠다. 농협은행의 STX그룹 위험노출액(익스포져)은 2조2000억원이나 된다.

농협은행의 지난 3월말 기준 부실대출(고정이하여신) 잔액은 3조1277억원이며 부실대출(NPL) 비율만 1.97%로 금융업계 최고 수준이다.

부실대출의 사례도 각양각색이다. 지난 2006~2008년에는 7개 사업장에 사업성 평가 등 여신심사를 소홀히 다뤄 대출승인액 6500억원 중 3458억원의 손실을 봤고 2008년에는 괌의 부동산개발 사업에 300억원을 대출했다가 191억원을 떼이기도 했다.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