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에서는 여름 이적 시장 이후 또 하나의 이적 시장(?)이 열린다. 돈 한푼 쓰지 않고 선수를 보강할 수 있다.
매해 9월마다 원소속팀에 복귀하는 클래식 상주 상무의 '말년 병장'과 K-리그 챌린지 경찰축구단의 '말년 수경'들이 주인공이다. 이들이 K-리그 클래식 순위 싸움의 또 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
무려 29명(상주 13명, 경찰축구단 16명)이 전역을 한다. 이 중 클래식에서 활약할 선수들은 총 23명이다. 날짜는 다르지만 모두 9월에 21개월의 군복무를 마치고 원소속팀으로 복귀한다.
이미 상주에서는 김민식 김동찬(이상 전북) 하태균(수원) 등 8명이 9일 전역했다. 16일부터 30일까지 이근호(카타르 엘자이시)와 이호(울산)에 이어 이상호(수원) 유지훈(부산), 이재성(울산) 등이 차례대로 병역의무를 마친다. 경찰축구단의 전역일은 동일하다. 9월 26일 정조국(서울) 오범석(수원)을 비롯한 16명이 사회의 품으로 돌아온다.
2년만에 원소속팀으로 돌아오는 이들의 합류 시점은 클래식 일정의 3분의 2지점을 통과한 이후다. 순위 싸움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전역자들의 복귀로 클래식 팀들의 희비도 엇갈리게 됐다.
전북과 수원, 서울은 웃음기가 가득하다. 골키퍼 김민식을 비롯해 미드필더 김동찬 이승현 정 훈 등 4명은 전북에 9일 합류했다. 마침 이재성이 아시안게임대표팀에 차출돼 생긴 공백을 공격력이 탁월한 김동찬과 이승현, 수비력이 좋은 정 훈이 메울수 있게 됐다. 김민식도 권순태의 백업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수원은 포지션별로 전력 보강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최전방 공격수 하태균, 측면 공격수 이상호를 비롯해 좌우 측면 수비수인 양상민과 오범석이 동시에 합류한다. 특히 네 명 모두 당장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서울은 최전방 공격수 정조국의 복귀만으로도 천군만마를 얻는 것 같다. 정조국의 합류로 서울은 공격진에 무게감을 더하게 됐다. 미드필더 문기한과 수비수 김동우 등도 정조국과 합께 돌아온다.
울산도 '전역 효과'를 기대하지만 아쉬움도 크다. 이 호와 이재성이 복귀하지만 '월드컵 스타' 이근호는 이미 카타르 엘자이시로 이적시켰다. 이근호는 전역 후 카타르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밖에 이번 전역자 중에는 포항과 인천 출신이 각각 1명, 경남 출신이 3명, 부산 출신이 2명씩 있다. 반면 상주는 약화된 전력으로 하위권에서 순위 싸움을 펼쳐야 하는 처지가 됐다. 챌린지의 경찰축구단도 16명이 전역하면 15명으로 남은 시즌을 치러야 하는 위기를 맞게 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