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탈꼴찌 몸부림에 팬들은 이틀 연속 매진으로 답했다.
한화는 14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홈런 4방을 앞세운 타선의 폭발력을 앞세워 10대6으로 승리했다. 전날 연장 10회 끝에 1대3으로 패한 한화는 하루 만에 화끈한 방망이로 수모를 되갚아줬다.
전날까지 5연패를 당했는데도 대전구장에는 1만3000명의 관중이 꽉들어찼다. 이틀 연속 매진. 한화는 올시즌 홈 58경기에서 43만6423명의 관중을 끌어모아 전년 대비 22%의 증가세를 보였다. 경기당 평균 관중수이 7525명. 특히 이날 배우 조인성의 시구 행사가 열려 경기전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경기 시작 30분전인 오후 1시30분에 대전구장에 도착한 조인성은 관중석을 가득 채운 팬들의 박수 갈채를 받으며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른쪽 외야 불펜에서 이태양으로부터 시구 지도를 받은 조인성은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랐다. 와인드업 모션으로 던진 공은 홈플레이트 왼쪽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해 포수 조인성의 미트에 꽂혔다. 한화의 열성팬인 조인성은 시구 후 1루 관중석 VIP룸에서 한화를 응원했다. 한화는 5-3으로 앞선 6회말 송광민 최진행 정범모의 소나기 홈런포로 5점을 추가, 승부를 갈랐다.
이제는 아시안게임 휴식기다. 레이스는 끝나지 않았다. 프로야구는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일정이 마무리되면 10월 1일부터 잔여경기를 치른다.
시즌 내내 최하위를 면치 못했던 한화는 후반기 들어 탄력을 받으며 4할대 승률을 넘어서더니, 이제는 8위 KIA를 따라잡을 기세다. KIA와 승차는 1.5경기다.
14일 현재 4위 LG 트윈스와 승차가 KIA는 6.5경기, 한화는 8경기다. 두 팀 모두 사실상 포스트시즌은 포기했다. 남은 시즌 목표는 탈꼴찌다. 3년 연속으로 포스트 시즌 진출이 어려워진 KIA는 한화에게만은 절대 잡히지 않겠다는 각오다. 반면 한화는 3년 연속 최하위의 수모를 당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가 후반기 들어 맹렬한 기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탈꼴찌에 대한 의지였다. 삼성 라이온즈, 넥센 히어로즈 등 상위권 팀의 코칭스태프는 한화가 연승을 이어가던 8월 중순 "한화가 세다. 만만한 팀이 아니다"며 경계했다. 9월 들어 투수진이 지친 기색을 보이는 바람에 5연패에 빠지기도 했지만, 연승을 기대할 수 있는 전력이다.
이에 반해 후반기 4강 입성을 목표로 했던 KIA는 투타에 걸쳐 중심을 잡지 못하고 내리막길을 걸었다. 후반기가 시작된 7월 22일부터 8월 7일까지 12경기서 2승10패의 부진을 보이며 4강권에 멀어진 KIA는 8월 8~12일까지 4연승을 달렸지만, 이후 18경기에서 5승13패에 그쳐 순위가 바닥권으로 떨어졌다.
이제 남은 경기는 KIA가 13경기, 한화가 12경기다. 두 팀간의 맞대결은 잔여 일정 마지막 날인 10월 17일 광주 경기로 잡혀 있다. 프로 사령탑로서 지난해에 처음으로 최하위의 쓴 맛을 봤던 한화 김응용 감독. 2년 연속 꼴찌는 상상하고 싶지 않다. KIA 선동열 감독 역시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이용해 부진한 선수들을 추슬러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