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인천에서 아시안게임 사상 첫 우승을 노리는 윤덕여호가 첫 단추를 잘 꿰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인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펼쳐진 태국과의 여자축구 A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전반 12분 정설빈, 전반 23분 박희영, 후반 14분 유영아, 후반 35분 전가을, 후반 인저리타임 최유리의 연속골에 힘입어 5대0으로 완승했다.
전민경(고양 대교)이 골키퍼로, 김혜리 김도연(이상 인천 현대제철) 심서연(고양 대교) 송수란(대전 스포츠토토)이 포백라인에 나섰다. 조소현(현대제철)이 수비형 미드필더, 권하늘(부산 상무)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섰고, 박희영(스포츠토토) 유영아 전가을 정설빈(이상 현대제철)이 공격라인에 포진했다.
전반 12분 정설빈의 선제골이 터졌다. 태국수비의 치명적인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여우처럼 볼을 뺏더니 박스안으로 번개처럼 돌진해 들어가며 통렬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고양대교, 능곡고 남자팀과의 연습경기에서 연속골을 터뜨렸던 정설빈의 발끝은 실전에서 여전히 매서웠다. 올시즌 WK-리그 23경기에서 6골을 터뜨리며 현대제철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에이스가 진가를 발휘했다.
전반 23분 추가골이 터졌다. 4년전 광저우에서 동메달을 이끈 '베테랑' 유영아가 페널티박스 앞에서 영리하게 파울을 유도해 프리킥을 얻어냈다. WK-리그 득점1위(11골) 박희영의 전매특허인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작렬했다. 2-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한국은 전반 점유율 67%. 7개의 슈팅을 쏘아올렸다. 경기력, 체력에서 태국을 압도했다. 한국의 압박에 눌린 태국은 슈팅 1개에 그쳤다. 윤 감독은 후반 12분 미드필더 권하늘 대신 20세 이하 대표팀 주전이자 1994년생 막내인 이소담(울산과학대)을 투입했다. 후반 14분 이소담의 발끝에서 시작된 공격진의 패스워크가 빛났다. 이소담이 문전으로 찔러준 패스가 정설빈을 거쳐 유영아에게 연결됐다. 유영아의 날카로운 슈팅이 꽂혔다. 후반 25분 왼쪽수비수 송수란이 근육경련을 호소하며 센터백 임선주(현대제철)와 교체됐다. 중앙의 심서연이 왼쪽으로 이동했다. 단단한 포백라인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후반 35분 전가을의 '쐐기' 축포가 터졌다. 골킥 직후 헤딩으로 떨궈진 공이 문전의 정설빈에게 곧바로 연결됐다. 정설빈이 노마크 찬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는 전가을에게 양보했다. 이날 생일을 맞은 전가을이 가볍게 골을 밀어넣으며 환호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후반 인저리타임 교체투입된 1994년생 공격수 최유리가 문전으로 거침없이 쇄도하며 마지막 다섯번째 골까지 밀어넣었다. 지난 5월 베트남아시안컵 조별예선에서 한국에 0대4로 완패했던 태국은 이번에도 한국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한국은 이날 '약체' 몰디브를 상대로 15대0 대승을 거둔 인도와 17일 조별리그 2차전에서 격돌한다.
한편 이날 관중석에서는 김광민 북한 여자축구 감독이 한국-태국전을 직접 관전하며, 8강 이후를 미리 대비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