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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여경기 일정으로 본 4위 싸움 손익계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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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아시안게임 이후에 결정될 것이다."

치열한 순위 싸움을 바라보는 다수의 감독들의 시선. 정확히 들어 맞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막 티켓이 달린 4위 자리의 주인공은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결정될 전망이다.

아시안게임 기간 잠시 휴식에 들어가는 프로야구는 다음달 1일부터 재개된다. 우천순연된 43경기와 미편성된 8경기를 합쳐 총 51경기가 재편성됐다. 10월 1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되는 일정으로, 잔여경기 발표 이후 우천 취소되는 경기는 예비일로 우선 편성된다. 단, 한 팀은 최대 7연전까지 가능하고 8연전 이상 연결되거나 예비일이 없는 경우 추후 편성한다. 포스트시즌 진출팀과 관계가 없을 경우, 별도로 연기해 거행한다.

잔여경기 일정이 나오자, 팀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새로운 일정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는 법이다. 팀별로 잔여경기수도 차이가 있고, 경기를 치러야 하는 장소도 전부 다르다. 결국 팀에 따라 유,불리한 상황이 나올 수 있다. 4위 경쟁권을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로 좁혀봤을 때, 팀별 잔여경기 손익계산은 어떨까.

▶LG: 넥센-NC-삼성 이어지는 운명의 5연전

일단 LG의 경우, 잔여경기 일정이 야속하게 됐다. 총 10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다른 팀과는 달리 5연전 일정이 생겼다. 3일부터 7일까지 5경기를 연달아 치른다. 넥센 히어로즈와 3연전 이후 NC 다이노스,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는다. 8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9일 KIA 타이거즈전이 있고, 또 하루 휴식 뒤 11일과 12일엔 두산과 2연전을 갖는다.

하지만 10경기 중 8경기가 잠실에서 열린다는 점은 반갑다. 6경기가 홈경기이며, 같은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산과 원정 2경기도 있다. 10월 14일까지 전혀 이동을 하지 않는다. 안방에만 머무는 LG는 이후 15일 삼성과의 대구 원정경기, 17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부산 원정경기로 잔여경기 일정을 마감한다.

마운드가 강력한 LG지만, 최근 5선발진은 위태롭다. LG에게는 초반 5연전 일정이 고비가 될 것이다. 순위 싸움의 향방을 가를 만한 일전이 될 것이다. 3명의 선발투수만 있어도 되는 다른 팀과 달리 5선발을 모두 가동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하지만 이후 일정은 마운드를 총동원해도 될 만큼 편안하다.

결국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통해 초반 5연전 대비를 확실하게 마쳐야 할 것이다. 게다가 5연전 상대는 1~3위팀이다. 공교롭게도 LG는 세 팀 모두에게 상대전적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상위팀들을 맞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래도 5연전을 지나면 일정 사이 휴식이 있다. 두산과의 2연전은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다.

▶두산: 휴식일은 단 이틀, 맞대결에 사활을 걸어라

17일간 15경기나 치러야 하는 두산은 가장 불리한 입장이다. 잦은 이동과 연전을 감수해야 한다. 시작부터 험난한 원정길이다.

1일부터 3일까지 광주 KIA 3연전을 치르고, 곧바로 4일과 5일 NC와 원정 2연전을 갖는다. 6일에는 삼성과의 원정경기다. 7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8일 KIA와 홈경기를 치르고 9일 또다시 대전으로 내려가 한화 이글스와 2연전을 펼친다. 휴식 없이 11일과 12일 LG와 홈경기를 치르고, 13일에는 SK와 원정경기가 있다. 14일에 두번째 휴식을 취한 뒤엔 15일과 16일 SK와, 17일 NC와 홈에서 최종전을 갖는다.

두 차례 6연전을 치러야 하는 일정이다. 6연전 두 번에 마지막 3연전까지. 두산에겐 예비일도 없다. 가장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선수들의 체력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역시 마운드다. 선발진이 붕괴된 두산은 니퍼트-마야-유희관의 1~3선발만 믿고 볼 수 있는 카드다. 4선발 노경은은 여전히 부진하고, 5선발 자리는 주인이 없다. 평소와 다름 없는, 오히려 더 여유가 없는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기에 선발투수의 호투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 부분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두산으로서는 LG와 두 차례의 맞대결, SK와 세 차례의 맞대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경쟁팀과의 맞대결 성적에 따라, 잔여경기가 많은 두산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SK: 선발 3명이면 돼, 일정은 가장 좋다

상대적으로 SK는 무난한 일정을 받아들였다. LG와 마찬가지로 10경기를 치르는데 2연전 한 차례, 3연전 두 차례로 적절히 분배됐다.

1일 대전 한화전과 2일 창원 NC전 이후 이틀 휴식을 취한 뒤, 5일과 6일 한화, 7일 NC와 홈경기를 치른다. 이후 3일간 휴식일이 있고, 11일 넥센과 홈경기, 13일 두산과 홈경기가 있다. 15일과 16일엔 다시 두산과 잠실 2연전, 17일엔 목동에서 넥센과 최종전을 갖는다.

잔여경기 일정상 SK는 최종전을 제외하고 3명의 투수만으로도 선발 로테이션 운영이 가능하다. 즉, 김광현-밴와트-채병용만 써도 된다는 것이다. 4,5선발이 불안한 SK에게는 엄청난 호재다. 최근 선발로 던지던 여건욱 문광은 등이 중간계투로 가세한다면, 불안한 불펜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

이동도 적어 최적의 조건이다. 지방원정이 단 2경기에 불과하다. 그것도 잔여경기 일정이 시작되는 1일과 2일 원정을 다녀오면 끝이다. 홈에서 5경기를 갖고, 마지막엔 가까운 잠실과 목동에서 일정을 마무리한다.

물론 조건이 좋다고 SK가 가장 유리한 건 아니다. 이를 활용해 어떻게 최적의 전력을 구축하느냐에 달려있다. 상대전적에서 아직 동률(6승1무6패)인 최하위 한화와의 3경기도 놓쳐서는 안 될 경기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