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지난달 16일 1.5군을 내세운 FC서울에 1대5로 대패했다. 1대5의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기초반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서울을 몰아세웠다. "서울이 우리 선수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이제부터는 매경기가 결승전이다." 경기 전 김봉길 인천 감독의 배수진이었다.
하지만 또 다시 완패했다. 인천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6라운드 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 1대3으로 무릎을 꿇었다. 김봉길 인천 감독은 "선수들이 시작부터 준비한 대로 잘 진행했다. 그러나 조그만한 실수로 실점을 허용했다. 이후 공격적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졌지만 마지막까지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인천은 경기초반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서울을 몰아세웠다. 그러나 실수 한 번에 전세가 뒤집혔다. 전반 26분이었다. 인천 진영을 향한 차두리의 스루패스는 다소 길었다. 수비수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었지만 윤주태와 볼경합을 하며 빼앗겼고, 윤주태가 골키퍼와의 1대1 기회에서 침착하게 왼발로 차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균형이 깨졌다. 인천은 바빴고, 서울은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후반 40분 역습 한 방에 또 인천이 무너졌다. 수비라인을 허무는 최효진의 스루패스가 최정한에게 연결됐고, 두 번째 골이 터졌다.
전반을 2-0으로 마쳤다. 후반도 서울의 페이스였다. 3분 만에 또 인천이 흔들렸다.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 고요한을 넘어뜨렸고,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김진규가 후반 5분 페널티킥으로 세 번째 골을 작렬시켰다.
인천은 설상가상 이천수가 후반 24분 최효진을 팔꿈치로 가격, 레드카드를 받았다. 수적 열세인 상황에서 탈출구는 없었다. 다행히 경기 종료 직전 교체투입된 이호균이 만회골을 터트리며 영패를 모면한데 만족해야 했다. 김 감독은 "천수는 컨디션이 좋았지만 퇴장당한 것은 참았어야 했다. 다른 선수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부상에서 돌아와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설기현에 대해서는 "공백이 길었다. 100% 몸상태 아니지만 60~70분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전성기 때의 기동력은 아니지만 경기장안에서 리더로서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인천은 인천아시안게임의 직격탄을 맞았다. 원정에서 6연전을 치른다. 반환점을 돌았지만 최근 원정 3경기에서 1무2패다. 김 감독은 "내일 훈련하고, 모레 하루 쉰 후 창원으로 이동해야 한다. 일정이야 바꿀 수 없다"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컨디션 조절에 신경을 쓰겠다. 프로 선수라면 이겨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