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은 달랐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한국 축구의 간판으로 자리잡은 손흥민(22·레버쿠젠)은 9월 A매치 2연전에서 명불허전의 기량을 과시했다. 베네수엘라전에서 손흥민은 측면을 자유롭게 누비고 다녔다. 볼을 잡으면 수비진들이 2~3명씩 달라붙었다. 개의치 않았다.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드리블로 수비진을 유린했다.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제대로 했다.
우루과이전도 손흥민을 위한 무대였다. '프리롤'이었다. 좌, 우, 중앙을 오가며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빠른 스피드와 공간을 찾아가는 눈, 날카로운 슈팅 등을 마음껏 선보였다. 패싱도 좋아졌다. 중앙으로 이동하며 측면으로 치고 들어가는 선수들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었다. 세트피스에서도 빠르면서도 정확한 킥으로 우루과이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한국 축구의 새 선장이 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월드컵 이후 모든 책임을 손흥민이 짊어 지려 하는 것 같았다. 어린 나이지만 잘 뛴다. 그 리듬을 이어가라고 충고했다"고 칭찬했다.
다시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에 섰다. 시차와 장거리 이동도 그를 막지 못했다. 손흥민이 정규리그 첫 골을 신고했다. 그는 13일(이하 한국시각)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2014~2015시즌 분데스리가 3라운드 베르더 브레멘과의 홈경기에서 2-2로 맞선 후반 28분 팀의 세 번째 골을 터트렸다.
A매치 2연전을 치르고 팀에 복귀한 손흥민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손흥민은 후반 15분 팀이 1-2로 역전골을 허용하자 후반 16분에 와즈투날리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팀의 첫 번째 교체카드였다. 효과가 바로 나타났다. 레버쿠젠은 손흥민의 투입 후 1분 뒤, 찰하노글루가 동점골을 만들어내며 경기를 2-2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손흥민의 발끝이 번쩍였다. 후반 후반 28분 예드바이의 패스를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연결하며 재역전골을 뽑아냈다. 올시즌 분데스리가 3경기만에 나온 리그 첫 골이었다. 또 레버쿠젠이 치른 6경기 중 손흥민은 무려 4골을 작렬시켰다. 포칼컵 1라운드에서 올시즌 첫골을 성공시켰고 유럽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40분 프뢰들에게 동점골을 얻어맞으며 3대3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지만 손흥민은 특별했다. 깔끔한 볼터치와 강력한 슈팅은 클래스가 다른 플레이를 펼쳤다.
레버쿠젠은 17일 AS모나코(프랑스)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등 대전을 앞두고 있다. 유럽이 손흥민을 주목하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