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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출신 NC 이승재가 말하는 원더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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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프로에 갈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무조건 열심히 했었다."

신생팀 NC 다이노스는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에서 네 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포수 이승재와 외야수 윤병호, 내야수 이원재, 투수 김용성이 그 주인공이다. 이원재가 군입대, 김용성이 2차 드래프트에서 KT 위즈로 이적하면서 이승재와 윤병호가 남아있다.

이중 이승재(31)는 올시즌 1군에서 얼굴을 비췄다. 10경기서 9타수 1안타를 기록중이다. 그 1안타는 지난 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9회말 터진 3타점짜리 역전 3루타였다.

당시 이승재는 2006년 10월 5일 대전 한화전 이후 2889일만에 안타를 날려 '인간 승리'의 스토리를 썼다. 비록 경기가 9회말 10대10 강우콜드 무승부로 끝나 빛이 바랬지만, 상대실책과 함께 한 방에 4점을 올리고 직접 홈까지 밟은 이승재의 투혼은 인상 깊었다.

당시 이승재는 어정쩡한 자세로 홈을 손으로 터치하기도 했다. 그는 굳이 손으로 홈을 찍은 것에 대해 부인과 약속을 이유로 꼽았다. 자신의 힘으로 다시 시작한 야구, 반드시 발이 아닌 그 손으로 홈을 터치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마산고와 경희대를 졸업하고 2002년 롯데 자이언츠에 2차 5라운드 전체 38순위로 지명된 이승재는 2011시즌을 끝으로 방출됐다. 그는 원더스의 문을 두드리며 야구의 끈을 놓지 않았다. 원더스에서 보낸 시간은 헛되지 않았다. 지난해 6월 NC와 계약하며 프로로 돌아왔다. 특히 고향팀인 NC라서 더욱 기뻤다.

하지만 9월 11일 오전 평소처럼 일찍 야구장에 출근했다 비보를 접했다. 다시 야구를 할 수 있게 해준 원더스가 해체한다는 소식이었다. 이승재는 "나에게는 많은 걸 배우게 해준 팀이다. 그런 팀이 없어져서 착잡하다"고 말했다.

원더스에서 치른 번외경기는 그들에겐 희망과도 같았다. 이승재는 당시를 회상하며 "프로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으니 무조건 열심히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구단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줄은 전혀 몰랐다. 이승재는 "선수들은 운동만 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그래서 전혀 몰랐다"고 했다.

원더스의 남은 선수들에게 당부의 메시지도 남겼다. 이승재는 "나머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