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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金후보 김현우·정지현·김영준의 3인3색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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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레슬링대표팀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상승세를 이어 르네상스 시대를 열기 위한 결의를 다졌다.

레슬링대표팀은 11일 서울 태릉선수촌 필승관에서 인천아시안게임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그레코로만형 7체급과 자유형 7체급, 여자 자유형 4체급 등 18체급에 출전하는 18명의 태극전사들과 안항봉 그레코로만형 감독, 박장순 자유형 감독, 임성순 대한레슬링협회장, 최종삼 태릉선수총장이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아시안게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안한봉 감독은 "선수들과 730일을 준비했다. 그레코로만형 7인의 전사와 헛되지 않게 마무리훈련을 잘해서 전 체급을 석권하자고 약속했다. 레슬링이 죽지 않았다. 국민 효자종목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박장순 감독은 "자유형이 많이 어렵고 침체돼 있지만 부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지켜봐달라. 피땀과 노력의 대가를 인천에서 흘리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한국 레슬링은 인천아시안게임을 '중흥기'의 원년으로 삼았다. 오랜시간동안 레슬링은 한국 스포츠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었다. 올림픽에서 건국 이래 첫 금메달을 획득한 주인공도 레슬링의 양정모였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도 49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그러나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을 마지막으로 레슬링은 긴 침체기에 돌입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잇따라 '노골드'의 수모를 맛봤다. 2012년 런던올림픽은 부활의 무대였다. 그레코로만형의 김현우(삼성생명)이 올림픽에서 8년만에 금메달을 따냈다. 이어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현우와 류한수(삼성생명)가 14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서면서 침체기에서 벗어났다.

이제 꽃을 피울 시기다. 안방에서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이 그 무대다. 바르셀로나대회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던 안한봉 감독과 박장순 감독이 각각 그레코로만형과 자유형을 지도, 이번대회에서 금메달 4~5개 획득을 노리고 있다. 그레코로만형의 김영준(59㎏급·수원시청) 류한수(66㎏급) 정지현(71㎏급·울산광역시남구청) 김현우(75㎏급), 이세열(85㎏급·한국조폐공사)에게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자유형의 윤준식(57㎏급·삼성생명), 이승철(61㎏급·상무) 여자 자유형의 이유미(48㎏급·칠곡군청)도 메달 후보로 꼽힌다. 안 감독은 "그레코로만형 전체급 석권이 꿈이다. 꿈이 이뤄진다는 신념으로 훈련했다"면서 "다른 종목 선수들이 불쌍하게 생각할정도로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훈련을 했다"고 메달 획득을 자신했다. 안 감독은 15일부터 5일간 역대 최고의 '지옥훈련'을 실시한 뒤 경기 일자(9월 27~10월 1일)에 맞춰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 올릴 계획이다.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그레코로만형의 대표주자 김현우 정지현 김영준도 3인3색 출사표로 금메달을 자신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리는 김현우는 "영화 명량을 보면서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라는 말을 가슴에 담았다. 죽을 각오로 하면 해낼 수 있다"며 금메달을 자신했다. 31세의 베테랑이자 그레코로만형 대표팀 최고참인 정지현은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세 번째 아시안게임이다. 2002년에는 막내였는데 지금은 최고참이다. 부담 없이 홀가분하게 경기에 임해 마지막 국제 대회를 금메달로 장식할 것"이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영준은 "30세에 금메달 유망주가 됐다. 2008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이후 6년만에 나가는 메이저대회"라며 의지를 다졌다. 2011년 전역하며 등에 새겨넣은 '실패를 두려워하면 성공할 수 없다'는 문신처럼 김영준은 오랜 실패 끝에 달콤한 첫 성공을 노리고 있다.

태릉=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