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전에서 선보인 변형 스리백은 분명 나쁘지 않았다.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경쟁력 있는 경기를 펼쳤다. 유일한 실점은 세트피스였다. 후반 30분, 4-2-3-1 전형이 가동되기 전까지 변형 스리백은 75분동안 우루과이의 맹공세를 막아냈다. 과연 우루과이전에서 선보인 변형 스리백이 한국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한다면 변형 스리백은 '옵션'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앞으로의 상대를 보자. 10월 A매치에서는 파라과이, 코스타리카와 맞붙는다. 11월에는 요르단, 이란과 대결한다. 변형 스리백은 우루과이전에 맞춘 고육지책이었다. 공격이 강한 우루과이를 막기 위해 한 명의 수비수를 더 넣었다. 역습의 효율성을 위해 패싱력이 좋은 기성용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파라과이나 코스타리카, 요르단 이란은 우루과이급은 아니다. 이들을 상대로 하면서 의도적으로 수비를 강화할 이유는 없어보인다.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본과 이란, 호주 정도를 빼면 다들 한국보다 한 수 아래다. 이들과 상대할 때는 파상공세를 해야만 한다. 굳이 수비수를 많이 배치할 필요가 없다.
두번째는 '기성용'이다. 변형 스리백의 중심은 기성용이다. 우루과이전에서 기성용은 분명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기성용이 사라진 중원은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박종우와 이명주가 분전했지만 볼키핑이나 패스 전개에 있어서 한계를 드러냈다. 기성용의 수비수 변신도 아쉬운 점이 있었다. 중앙 수비수로 선 75분간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딱 한 번 볼을 끌다가 상대 공격수에게 내주는 장면이 있었다. 중앙 미드필더로서의 본능에 어쩔수 없었다. 볼을 키핑한 뒤 치고 나가려다 뒤로 돌렸다. 그 순간 상대 공격수가 압박해 볼을 빼앗았다. 기성용은 파울을 했다. 이어진 프리킥에서 우루과이는 결승골을 뽑았다.
결국 변형 스리백이 위력을 더하려면 중원과 스리백 양 쪽에 기성용과 같은 선수가 있어야 한다. 기성용과 같은 키핑력과 패싱력을 갖춘 수비수가 필요하다. 그렇게 된다면변형 스리백은 옵션에서 벗어나 한국의 새로운 전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