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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우려 공존한 이광종호 최종 모의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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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28년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하는 이광종호의 전력이 베일을 벗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대표팀이 10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연습경기에서 2대1로 승리를 거뒀다.

겉모습은 연습경기였다. UAE전은 아시안게임대표팀의 공식 전적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수 소개 및 애국가 제창도 없었다. 전광판은 경기 시작 휘슬이 울려도 켜지지 않았고 200여명의 관중들이 조용히 관전했다. 반면 그라운드는 치열했다. 선수들간 몸싸움, 격한 태클이 오갔다. 이광종 감독의 의도대로였다. 이광종호에게 UAE는 가상 사우디아라비아다. A조에 편성된 이광종호는 말레이시아(14일 인천문학경기장), 사우디아라비아(17일 안산와스타디움), 라오스(21일 화성종합경기타운)와 차례대로 조별리그 경기를 갖는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최대 난적이고 2차전이 16강 진출의 분수령이다. 이에 이 감독은 최종모의고사 상대로 사우디아라비아와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한 UAE를 점찍었고, 대결 장소도 사우디아라비아전이 열리는 안산와스타디움을 택했다.

이 감독은 실전 점검을 위해 '와일드 카드(23세 초과선수)' 김신욱 김승규(이상 울산) 박주호(마인츠) 등 3명을 포함한 베스트 11을 선발 출격시켰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윤일록(서울) 김승대(포항) 안용우(전남)가 2선에 기용됐다. 박주호는 홀딩 미드필더로 중앙에서 이재성(전북)과 호흡을 맞췄다. 포백 라인은 김진수(호펜하임) 김민혁(사간도스) 장현수(광저우 부리) 임창우(대전)가 지켰고 골문은 김승규가 맡았다. 허벅지 부상 중이던 박주호와 어깨 탈골 부상 치료에 전념했던 김진수가 동시에 선발로 출격하면서 최정예 멤버가 꾸려졌다.

희망과 우려가 공존한 최종 모의고사였다. 공격력은 무난했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났다. 김신욱의 제공권 장악 능력은 명불허전이었다. 미드필드 진영부터 최전방까지의 공중볼을 모두 장악했다. 중앙 침투를 위한 '반대발 윙어'의 활용도 돋보였다. 오른발잡이인 윤일록이 왼쪽 날개에. 왼발잡이 안용우가 오른쪽 날개에 포진해 꾸준히 중앙 침투를 노렸다. 섀도 공격수인 김승대는 윤일록과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 UAE 수비진을 혼란시켰다. 짧은 2대1 패스와 중앙 미드필더인 이재성으로부터 뻗어나오는 스루 패스가 이광종호의 주요 공격 루트였다. 그러나 개인 능력에 비해 팀으로는 완성단계에 이르지 못한 듯 했다. 반대발 윙어의 위력을 배가 시켜줄 풀백들의 오버래핑 가담 빈도가 적어 측면에서 활로를 찾지 못했고 공격 연결과정에서 패스 미스가 속출했다. 미세한 엇박자속에서도 이광종호는 2골을 기록해 희망을 안겨줬다. 전반 23분 김민혁이 김승대의 코너킥을 받아 헤딩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30분에는 김승대가 이재성의 패스를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기록했다.

반면 수비 조직력은 마무리 점검이 필요했다. 김진수-김민혁-장현수-임창우가 포진한 포백라인이 이날 첫 가동됐다. UAE의 공격이 위협적이지 않았는데도 측면 뒷공간을 수 차례 내줬다. 상대의 2대1 패스에 유린당했고 커버 플레이가 원활하지 못해 빈 공간을 자주 노출했다. 이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민혁 대신 이주영(야마가타)를 투입해 중앙 수비를 두텁게 했다. 실점도 실수에서 비롯됐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승규의 킥이 잘못맞아 상대 공격수에게 연결됐고, 수비진들이 주춤한 사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 감독의 플랜 B도 점검 대상이었다. 후반 20분까지 1-1로 경기가 진행되자 이 감독은 이종호(전남)을 투입해 투톱을 가동했다. 투톱 가동이후 이광종호는 추가골을 뽑아내 최종모의고사를 승리로 마쳤다. 이 감독은 후반 35분 이후 남은 선수들을 모두 교체 투입해 20명에게 최종 실전 점검 기회를 줬다.

조별리그 1차전까지 3일 남았다. 최종 모의고사를 끝으로 모든 준비가 끝이 났다.

안산=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