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스타 감독 펩 과르디올라(바이에른 뮌헨)와 주제 무리뉴(첼시)가 '축구에 적합한 환경'을 두고 언쟁을 벌였다.
포르투갈 언론 오 조고(O Jogo)와 독일 매거진 TZ를 비롯한 해외 언론들은 10일(한국 시각) "과르디올라와 무리뉴 간에 격한 언쟁이 발생했다"라며 "두 사람은 '잔디 길이'를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여 이번 포럼의 주인공이 됐다"라고 보도했다.
과르디올라와 무리뉴는 지난 5일 제 16회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엘리트 클럽 감독 포럼에서 만났다. 이 포럼은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의 주관과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사회 아래 'UEFA 챔피언스리그'를 주제로 열렸으며, 무리뉴, 과르디올라, 아르센 벵거(아스널), 마누엘 페예그리니(맨체스터시티), 위르겐 클롭(도르트문트), 카를로 안첼로티(레알 마드리드) 등 챔피언스리그 진출 팀 감독들이 참석했다.
과르디올라와 무리뉴는 "잔디 길이를 0.5인치(약 1.5cm)로 낮춰야한다"라는 주제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 현재 UEFA 챔피언스리그 규정상 잔디의 길이는 최고 3cm까지 허용된다.
과르디올라는 "잔디 길이가 1.5cm(0.5inch)를 넘어서면 곤란하다"라며 "챔피언스리그가 열리는 구장의 잔디 길이는 1.5cm 미만으로 규격화되어야하며, 매 경기 전 충분한 물을 뿌려 적당히 적셔주어야한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무리뉴가 "모든 팀에게는 자신만의 다양한 스타일이 있으며, 이는 존중받아야한다. '보다 멋진(spectacular) 축구'는 다양한 방식으로 펼쳐진다"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무리뉴는 구장마다 다를 수 있는 잔디 상태 역시 일종의 홈 어드밴티지 또는 변수로 취급해야하며, 이에 걸맞는 플레이 또한 엄연한 축구라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과르디올라는 "축구는 아름다워야하며, 이는 감독의 결정에 달려있다"이라면서 "무리뉴는 여기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결과만 중요시하는 것 같다"라고 날카롭게 반응했다.
무리뉴와 과르디올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독일 분데스리가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대표하는 명장들이다. 매체에 따르면 이들은 혈기왕성하게 상당 시간 뜨거운 언쟁을 벌였다.
UEFA 측은 이날 포럼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 규정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