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성적도 중요하지만, 인천아시안게임 걱정이 앞서는 모습이었다. 10일 창원 마산구장.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만난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취재진에게 "강정호의 상태는 어떤가"라고 물었다.
강정호는 대표팀에서 주전 유격수는 물론, 중심타자로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31일 대구 삼성전에서 홈에 슬라이딩하다 오른쪽 엄지에 타박상을 입고 경기에 나서지 않고 있다.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주축선수의 상태가 걱정될 만했다.
류 감독은 "무엇보다 경기감각이 문제다. 이제 넥센은 아시안게임 전에 3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경기 감각은 어떻게 하나"라며 입맛을 다셨다. 현재 강정호는 수비에 문제가 없지만, 타격시 미세한 불편함이 남아 있어 개점휴업중이다. 대타로 나설 수 있다고 하지만, 넥센 코칭스태프는 무리시키지 않고, 완전할 때 경기에 내보낸다는 생각이다.
재미있는 건 강정호가 맹렬이 선두를 추격중인 넥센 히어로즈의 주축이라는 점. 하지만 류 감독은 개의치 않는 듯 "우리 성적도 성적이지만, 아시안게임은 딱 5경기를 치르는데 모두 최상의 컨디션으로 나서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류 감독은 강정호 외에도 아시안게임 선발진 운용에 있어 고민이 있음을 밝혔다. 그는 "24일에 대만과 예선전이 있는데 당초 생각과 다르게 가야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가 당초 구상한 대만전 선발투수는 이태양(한화) 혹은 이재학(NC)이었다. 하지만 예선에서 대만을 확실히 잡아야 금메달과 가까워진다는 생각에 대만전 선발 조정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대표팀의 에이스는 김광현(SK)과 양현종(KIA)이다. 당초 준결승과 결승에 나설 것으로 보였지만, 한 명을 대만전에 배치해 필승 전략을 짠다는 것이다.
류 감독은 "혹시 대만에 지면, 준결승에서 일본과 만나고 결승에서 대만과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다. 예선이지만, 대만전을 결승이라 생각하고 가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칭스태프와 얘기를 하고 좀더 봐야겠지만, 광현이나 현종이를 대만전에 넣어서 조 1위로 가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광현과 양현종이 24일 대만전과 28일 결승전을 나눠 맡고, 27일 준결승은 현재 페이스가 괜찮은 이태양에게 맡길 수 있다는 것이다. 결승전 선발투수를 첫 경기인 22일 태국전에 내보내 50~70개 가량 던지게 하고, 5일 휴식 후 결승전에 내보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삼성이 하락세를 겪으면서 2위 넥센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지만 류 감독은 대표팀 걱정이 먼저였다. 그는 1위 싸움에 대해선 "아직 우리가 5경기나 덜 치렀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