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미네이터' 차두리가 '센추리클럽 멀티골'의 주인공 이동국과 함께 '행복한 인증샷'을 찍어올렸다.
차두리는 5일 경기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이동국과 머리를 맞대고 미소짓는 '투샷' 사진을 올렸다. '말이 필요없다! 그냥 레전드. 우리 동국형님 100경기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두 골까지! 형님은 최고. 함께 한 번 더 호흡 맞출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라는 한줄 글로 기쁨을 표했다. 이동국과 차두리 사이 틈새 공간을 노린 '센터백' 곽태휘의 장난스런 '눈빛 침투' 역시 유쾌했다.
'서른다섯살 골잡이' 이동국과 '서른네살 베테랑 수비수' 차두리의 투혼과 경험은 베네수엘라전에서 빛을 발했다. 5일 경기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에서 이동국은 후반 12분과 18분 잇달아 골망을 흔들며 한국의 3대1 완승을 견인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99차례 A매치에 출전했던 이동국은 마지막 한 고개를 넘으면서 센추리클럽(A매치 100회 이상 출전자들의 모임)에 가입했다. 지난 1998년 5월 16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자메이카와의 친선경기에서 A대표팀에 데뷔한 이래 5957일, 만 16년3개월20일 만에 이룬 대업이다.
오른쪽 풀백으로 나선 '로봇' 차두리 역시 거침없이 달렸다. 2011년 11월 15일 레바논과의 브라질월드컵 3차예선 이후 2년 9개월만의 A매치였지만, 조금도 녹슬지 않았다. 10살 이상 어린 후배들에게 체력적, 기술적, 정신적으로 밀리지 않았다. 90분 내내 맹렬히 달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거침없는 오버래핑을 선보였고, 손흥민, 이동국에게 날선 크로스를 잇달아 올리며 찬스를 만들었다. 차두리의 나이를 잊은 폭풍 드리블과 질풍 스피드에 관중석의 차범근 전SBS 해설위원이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클로즈업 됐다.
브라질월드컵 직후 바닥으로 가라앉은 한국축구, 비난과 논쟁이 들끓는 한국축구에 '최고참' 이동국과 차두리는 '특급 소방수' 역할을 자청했다. 좋은 선배이자, 강한 선배였다.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축구의 명언을 몸으로 입증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