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2-3, 시스템의 변화는 역시 공격력 강화였다.
대표팀이 그간 운용한 4-2-3-1에 2선 공격수를 한 명을 추가한 변형 전열이다. 효과는 있었다. 5명이 공격에 가담하다보니 수적 우세에서 오는 여유로움과 자신감이 넘쳤다. 개인기도 살아났다.
한국 축구가 다시 호흡하기 시작했다. 태극마크의 위기였다. 한국 축구는 브라질월드컵에서 16년 전으로 돌아갔다. 1무2패를 기록, 1998년 프랑스대회 이후 처음으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H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
부천에서 부활이 시작됐다. 한국은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와의 친선경기에서 전반을 1-1로 마쳤다. 베네수엘라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29위, 한국은 57위다.
이동국(전북)이 원톱에 포진한 가운데 손흥민(레버쿠젠)과 조영철(카타르SC)이 좌우 날개에 포진했다. 중원에는 이청용(볼턴)과 이명주(알아인)를 전면에 세우고 기성용(스완지시티)을 '원(One) 볼란치'로 세웠다. 포백라인에는 김민우(사간도스) 김영권(광저우 헝다) 김주영 차두리(이상 FC서울), 골문은 김진현(27·세레소 오사카)이 섰다.
5명의 '파워플레이'는 위력적이었다. 손흥민은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 수비라인을 유린했다. 이청용과 이명주는 안정적으로 중심을 지킨 가운데 이동국도 활발한 몸놀림을 보였다. 오랜만에 A매치에 나선 조영철이 그나마 부진했다. 김민우와 차두리, 좌우 윙백의 오버래핑은 양념이었다. 기성용의 공수조율은 '월드 클래스'급이었다.
하지만 공격에 치중하다보니 수비에 허점이 생겼다. 전반 21분 베네수엘라의 선제골은 나오지 말았어야 할 실점이었다. 골키퍼 김진현이 대형사고를 쳤다. 김진현이 볼을 잡고 오른발로 찬 볼이 낮게 깔리면서 전방에 서 있던 론돈의 몸에 맞았다. 론돈은 김진현이 나와 있는 것을 보고 그대로 오른발슛을 연결, 골망을 갈랐다.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초래한 위기였다.
후반 33분 동점골이 터진 것은 다행이었다. 파워플레이의 단면이었다. 기성용이 수비라인을 허무는 킬패스를 손흥민에게 연결했고, 손흥민은 다시 이청용에게 크로스했다. 이청용의 발을 떠난 볼은 수비수 몸맞고 골에어리어 왼쪽을 흘렀고, 이명주가 감각적이 오른발 슈팅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태극전사들의 투지도 빛났다. 이제 후반 45분이 남았다. 부천=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