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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주, 참한 색시로 변하다 "엄마 사윗감 후보, 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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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빅사이즈 한복이죠?"

한복을 갈아입는 동안에도 싱글벙글이다. 바쁜 일정 중 겨우 짬을 낸 인터뷰. 호탕한 웃음으로 주변 사람들 기분까지 밝게 만들 줄 아는 유쾌한 개그우먼 이국주다.

한복을 다 입고 '짜잔~'하며 나타나는 그녀. "저 어때요? 괜찮나요?" 꽃분홍 치마에 개나리 저고리, 거기에 청색 배자까지 갖춰입은 이국주는 사랑스러웠다. 마지막으로 머리에 핀을 꽂자 '그림'이 완성됐다. '꽃 색시'로 변한 이국주와 인터뷰를 가졌다.

"오랜만에 한복을 입으니까 몸가짐도 달라지는 느낌이에요. 다리도 벌려 못 앉겠네요. 하하." 평소와 달리(?) 양 손을 가지런하게 모으고 있는 그녀다. 귀여운 표정을 몇 개 보여달라는 주문에 손으로 브이자를 만들고, 입을 삐죽 내밀기도 하는 등 걸그룹 포즈도 척척 해낸다. 하긴, 걸그룹 현아의 '빨개요'를 패러디 한 '뺄게요'도 소화했던 그다. '뺄게요'의 파급력은 어마어마했다. 동영상이 공개되자마자, 포털에서 이국주와 '뺄게요'가 단숨에 검색어 1위에 오르더니 떨어지지 않았다.

"진짜 화제가 됐어요. 사실 광고로 하기보다 tvn 'SNL(새러데이나이트)'에서 먼저 췄거든요. 그게 터진거죠. 원래부터 춤에 관심이 많고, 춤을 좋아해요."

'섹시했다'는 칭찬에 "하하. 제가 쫌~"이라며 배시시 웃는다. 그리곤 얼마 전 섹시한 화보를 찍었던 것을 떠올리며 "근데 자꾸 가리라고 하더라고요. 난 지금이 제일 물 올랐는데…"라며 아쉬움 가득한 표정을 짓는다. 어쨌든 지금 뭘 해도 되는 스타, 일명 '대세녀'임은 분명하다.

"처음 말하는 건데요. 제가 기독교라서 사주를 안보거든요. 근데 7년 전에 우연히 사주카페에서 본 적이 있어요. 첨에 '과거를 잘 맞히긴 하는데, 설마 미래까지 맞히겠어?' 그랬는데 그 때 보시던 분이 30대까지는 그저 마이너스도 아니고 대박도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30대 이후에 대박이 찾아온다고 하더니, 딱 서른살이 됐을 때 일이 풀리더라고요. 연애도 잘 맞혔고요."

그리곤 "사실 전 많이 부정적인 성격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잘되는 것보다 최악을 먼저 생각하는 편이었어요. 사실 원하는 대학도 못들어갔고, 그러면서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했고요. 그렇다고 밥을 굶지는 않았어요. 그저 만족하는 삶을 살았다고 할까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20대 때는 마이너스는 딱히 없었던 때가 맞다는 생각도 들어요"라고 덧붙였다.

그랬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코미디 빅리그'가 세월호 여파로 4주 정도 쉴 때였죠. PD님이 제 '식탐송'을 엮어서 SNS에 올렸는데, 그게 대박이 터졌어요. 그러면서 식혜 광고도 뜨고, 4주 후에 녹화 준비를 하기 위해 갔는데, 다들 '와~~'라고 하더라고요.하루아침에 대박이 난거죠."

SBS '런닝맨'의 섭외가 들어왔을 때를 회상했다. "차에서 보조석 뒷자리에 있을 때였는데, '런닝맨' 섭외 전화가 왔었죠. 그 섭외 전화를 받고나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꺅하고 질렀어요. '런닝맨'은 정말 내게 꿈같은 프로그램이었죠. 그렇게 얼마 전까지 내가 설마 라고 생각했던 작품에 캐스팅이 되는 영광을 누렸어요."

이국주는 이후로도 MBC '무한도전', KBS '해피투게더' 등 인기 프로그램에 줄줄이 섭외됐다. 현재도 캐스팅 1순위로 꼽히며 식지 않는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어떨 때는 좀 두렵기도 해요. 내가 이게 이래도 되나. 다 사라지면 어쩌지? 사실 인기라는 게 있다가도 없는 거고 없다가도 갑자기 생길 수 있는 것 아닐까요. 내 밑천이 다 드러나고, 대중들이 지겨워할까봐 두려운 마음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내 고민을 들어주고 힘이 되주는 사람이 정주리, 안영미에요."

"정주리와 안영미 언니는 제게 소중한 사람이에요. 내가 무엇때문에 힘든지도 알고, 앞으로의 고민에 대해서도 미리 조언해주기도 해요. 사실 제 고민에 대해서 누군가는 '복에 겨워하네'라고 말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이들은 다르죠. 저보다 먼저 겪어본 일이니까요."

이국주를 처음 봤을 때는 7년 전 쯤이었다. 갓 데뷔한 신인 개그우먼의 열정을 끓어 넘쳤다. 아직 신인이라서 그렇겠거니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모습은 한 해가 지나도 그 다음 해가 지나도 변하지 않았다. MBC 공채 출신으로 파업 시기나 코미디 프로그램이 폐지 됐을 때에도 코미디에 대한 그녀의 열정은 한결 같았다. 떡잎부터 알아볼만한 될 성 부른 나무였지만, 환경과 운이 따라주지 않는데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싱글벙글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이국주를 보면 마음이 놓였다. 코미디를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보였다.

"미술학도 였죠. 어려서 엄마가 피아노 학원을 보냈을 때 '나는 미술이 하고 싶어'라고 한 뒤 초등학교 때부터 예중, 예고, 미대를 준비했어요. 꽤 전문적인 수업을 받았죠. 그러다 의상 디자인과에 가고 싶었는데, 점수를 따라 시각디자인과에 갔어요. 그 때 성공하려면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을 배웠죠. 미술학원에서 강사를 하고 있을 때였는데, 우연히 무대에 설 기회가 있었던 거죠. 1등을 하고, 2등을 하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거을 발견했죠. 그리고 부모님께 아직 대학 졸업을 하려면 3년이 남았고, 남자들로 치면 군대를 다녀와야 하니까,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게 믿어달라고 말했어요. 다행히 허락을 해주셨죠." 그렇게 자신의 꿈을 찾아 개그우먼이 됐고 이제 결실을 맺었다. 예상보다 긴 시간도 믿고 기다려줬던 부모님에게 이국주는 추석을 맞아 작은 선물을 준비하려고 한다.

"선물은 많이 했는데, 현금을 드려본 적은 없네요. 현금을 드려도 안쓰는 성격이시기도 하고요. 근데 이번에 안마의자를 사드리면 어떨까 싶어요. 신동이 SNS를 통해 안마의자를 샀다고 자랑하던데, 나도 사드리고 싶더라고요. 집에서는 의외로 표현을 잘 못하는 무뚝뚝한 첫째 딸이에요. 동생이랑 나이 차도 열한살이나 나고 해서 어려서부터 좀 어른같은 면도 있었죠."

이제 결혼 적령기에 접어 든 딸, 이국주에게 바라는 사위감이 있을까. "아빠는 큰 사위로서 좀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을 원해요. 엄마는 개리 오빠? 하하. '런닝맨'에서 개리 오빠가 너무 스위트한 면이 보여서 그런가봐요. 저도 맘에 들어요."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