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유럽 최정상의 미드필더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시절, 스페인 프라메라리가에서 최고 외국인 선수상을 무려 4번이나 수상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로 평가 받는다. 독일에서도 '카이저' 프란츠 베켄바우어의 후계자로 각광받으며 10년(1975~1984)간 독일국가대표선수로 활약했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만난 슈틸리케 감독은 '소탈한' 감독이었다. 이 위원장은 5일 경기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한국-베네수엘라 간의 평가전에 앞서 슈틸리케 감독 선임 배경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과 지난 2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에서 2시간 가량 면담을 했다. 현재 슈틸리케 감독의 거주지는 스페인 마드리드다. 우리가 런던으로 와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혼쾌히 수락했다. 면담을 나눈 뒤 마드리드로 되돌아가는 일정이었다"고 밝혔다. 이름값을 내세우지 않고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겠다는 자세로 첫 인상부터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을 드러낸 셈이다.
품성이나 철학도 훌륭했다는 평가다. 이 위원장은 솔직함과 배려심, 열정 3가지 이유를 선임의 결정적인 배경으로 짚었다. 이 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이 (현역은퇴 직후) 스위스 대표팀을 만나 허둥지둥하던 모습과 어려운점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자신에게 흉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을 가감없이 털어놓는 게 마음에 와닿았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는 인간적인 배려였다. 통역 선임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독일인임에도 스페인어 통역을 준비해달라고 이야기하더라.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아르헨티나인 수석코치를 거론하면서 '내가 스페인어를 할 수 있으니, 수석코치를 위해 스페인어 통역을 써달라. 독일, 스페인어 통역을 굳이 두 명 쓸 필요가 있느냐'고 하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에 한국을 맡는다면 부인과 함께 입국해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성인 대표팀 뿐만 아니라 유소년, 여자 등 한국 축구 전반에 대해 열정적으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게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던 배경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부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