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시즌 국내프로야구 페넌트레이는 이제 정말 손가락으로 카운트다운을 해도 될 정도로 얼마 남지 않았다. 팀별로 20경기 내외로 남았다. 이번 추석 연휴가 끝나고 나면 10경기대로 준다. 그런데 아직 막판 순위 싸움이 한창이다. 4위 싸움은 한달째 안개에 가려져 있고, 최근엔 삼성이 주춤하면서 1위 자리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감독들의 용병술을 평가할 수있는 적기라고 말한다.
야구판에서 감독이 실질적으로 경기 승패에 영향을 주는 경기는 한 시즌에 10경기 안팎이라고 말한다. 이건 과학적으로 검증된 수치는 아니다. 감독이 작전을 내고 경기를 총괄하지만 결국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어떤 플레이를 하느냐가 승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하지만 감독이 경기 승패에 큰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게 지금과 같은 치열한 순위 싸움이 벌어질 때다. 또 가을야구 같은 단기전에서다. 매 경기가 결승전 같은 상황에선 감독의 모든 선택과 결정이 승패와 직관돼 있다. 요즘의 한 경기는 페넌트레이스 초중반의 한 경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4위 싸움에 사활을 건 이만수 감독은 "우리는 현재 김광현 밴와트 둘로 버티고 있다. 그래서 이 두 선수가 등판한 경기에서 지면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코치들에게 둘을 활용한 최적의 투수 운영 방안을 짜오라는 주문을 했다"고 말했다. SK는 윤희상(손가락) 울프(개인사정으로 귀국) 등의 공백으로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진 상황이다.
4위를 사수해야 하는 LG 양상문 감독은 연패만 피하고 승률 5할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사령탑들의 공통된 바람은 연패는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4위 LG부터 9위 한화까지는 연패는 곧 추락을 의미한다. 반대로 긴 연승은 순위 상승의 지름길이다.
LG부터 한화까지 중하위 6팀은 비슷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타고투저 현상 속에서 선발 투수들의 힘이 떨어졌고, 그로 인해 불펜에 이미 과부하가 걸린 팀들이 많다. 또 믿을 만한 선발 투수 4~5명을 갖춘 팀이 없다. 따라서 5연승 이상의 긴 연승을 기록하기가 쉽지 않다. 나눠먹기식의 승률 5할로는 순위 변동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연승과 연패 팀이 나오지 않을 경우 4위 대혼전은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에도 계속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전력차가 크지 않은 팀들 간의 대혼전 상황에선 사령탑의 투수 교체 시기, 대주자 또는 대타 투입 시점 그리고 심판 합의판정 요청, 심판 판정 항의 등이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