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다. 국민의 다수가 긴 연휴를 앞두고 마음이 약간씩 들떠 있다. 대다수가 가족을 만나 휴식을 취할 때도 프로야구는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소화한다. 그것도 피말리는 막판 순위 싸움을 한다. 프로야구인들에게 추석은 마냥 즐거울 수 없다. 승패에 따라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다. 이번 추석 연휴에 누가 웃고, 누가 고개를 떨구게 될까.
추석연휴는 6일 시작해 10일까지다. 이 기간 동안 프로야구는 팀당 최대 4경기에서 최소 2경기씩 치른다.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가 앞뒤로 한번씩 휴식을 취해서 7팀 보다 2경기를 적게 한다.
선두 삼성은 인천아시안게임 휴식기 이전에 1위를 굳히고 싶어했지만 최근 연패로 사실상 그게 어렵게 됐다. 류중일 감독은 욕심을 부리는 것 보다 안정적으로 1위를 지키는 걸 선택했다. 삼성은 9~10일 NC 다이노스 원정에 나선다. 투타 동반 부진에 빠졌지만 타선의 집중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밴덴헐크 장원삼 윤성환 배영수 마틴 선발 5명의 구위가 동시에 떨어지고 있는 건 걱정거리다.
넥센 히어로즈는 사실상 2위를 굳혔고 삼성이 계속 흔들릴 경우 1위까지 넘볼 수 있다. 넥센은 롯데 자이언츠(6~7일), 한화 이글스(9~10일)와 맞붙는다. 넥센은 두팀을 상대로 이번 시즌 각각 9승3패, 9승5패로 절대 우위를 보였다. 4경기에서 승률 5할 이상을 할 가능성이 높다.
3위 NC는 KIA 타이거즈(6~7일), 삼성(9~10일)과 4경기를 치른다. NC는 올해 KIA에는 10승4패로 절대 우위를 지켰다. 하지만 삼성에는 2승1무9패. 이번 삼성과의 홈경기가 만회할 수는 기회인 건 맞다.
삼성 넥센 NC는 그래도 여유가 있는 편에 속한다. 4위 LG 트윈스부터는 매경기가 전력을 쏟아야 하는 결승전이다. LG는 한화 이글스, KIA와 두 경기씩을 벌인다. LG는 올해 유독 한화에 고전했다. 7승7패. 최근 한화 타선이 물이 올라서 LG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KIA도 승리가 급박한 상황이라 LG의 발목을 잡아야 할 처지다.
LG를 넘어야 4위가 되는 두산은 SK 와이번스와 2경기를 한다. 그리고 8~10일까지 연휴를 즐길 수 있다. 따라서 두산은 SK전 결과가 3일 동안의 휴식 분위기를 좌우할 것이다. 두산은 6~7일 잠실 SK전에 모든 걸 쏟아부을 예정이다.
롯데는 넥센(6~7일) SK(9~10일)와 차례로 만난다. 목동 넥센전이 관건이다. 올해 넥센에 3승9패로 열세다. SK에는 8승4패로 우세.
SK는 두산, 롯데와 4경기를 치른다. 롯데와 SK는 3일 현재 공동 6위로 같은 입장이다. 두 팀은 4위 LG를 끌어내리기 위해선 긴 연승이 필요하다. 5할 승률로는 부족하다. 연승을 위해서 서로를 잡고 타넘어야 한다. 친한 친구 사이인 김시진 감독(롯데)과 이만수 감독(SK)은 우정은 잠시 접고 살기 위해 지략대결을 펼쳐야 한다.
KIA는 까다로운 NC(4승10패) LG(5승8패)와 4경기를 갖는다. 한화는 LG(7승7패) 넥센(5승9패)을 상대한다. 최근 경기력이 몰라보기 좋아진 한화가 LG의 발목을 잡을 경우 4위 싸움은 다시 요동칠 수 있다. 최하위 자리의 얼굴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