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잘나가는 K-리그 클래식팀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유스 출신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후반기 들어 강등싸움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인천 유나이티드가 대표적이다. 전반기 골가뭄으로 최하위를 전전하던 인천은 후반기 들어 유스 팀인 대건고를 나온 진성욱을 적극 중용했다. 진성욱은 최근 4경기 연속골의 맹활약을 펼치며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왼쪽 날개로 인천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문상윤도 빼놓을 수 없다. 문상윤은 인천 유스 출신 1호로 인천아시안게임 대표로도 뽑혔다. 인천은 이들의 활약을 앞세워 탈꼴찌는 물론 9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클래식 1위 전북부터 5위 전남까지 상위권 팀으로 눈을 돌려봐도 모두 유스 출신들이 한자리씩 꿰차고 있다. 전북에는 쟁쟁한 스쿼드를 뚫고 주전으로 도약한 이주용이 있다. 이주용은 전북의 U-18 팀인 전주 영생고의 1기 졸업 선수다. 2위 포항은 굳이 설명이 필요없다. 주전 대부분이 유스 출신이다. 3위 수원은 매탄고 출신의 권창훈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권창훈은 포항전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는 등 조금씩 진가를 발휘하며 서정원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4위 제주에서는 장은규가 눈에 띈다. 제주 유스 1호 출신 장은규는 윤빛가람 송진형 등 막강 미드필더가 포진한 제주 허리진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그를 믿고 'K-리그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불린 에스티벤을 일본으로 보냈다. 전반기 돌풍을 일으킨 전남 역시 유스 출신들의 힘이 컸다. '광양 루니' 이종호는 9골을 넣으며 클래식 득점 2위를 달리고 있으며, 김영욱 등도 제 몫을 하고 있다. 다른 팀들 역시 유스 출신들이 조금씩 얼굴을 내밀고 있다.
달라진 풍토에는 역시 포항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포항은 지난시즌 K-리그 역사상 최초로 더블(리그, FA컵 우승)을 달성했다. 외국인선수 없이 달성한 성과다. 포항은 대신 유스 출신들을 적극 중용했다. 포항은 스틸타카라는 고유의 색깔을 만들며 성적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포항의 성공에 고무된 각 팀들이 유스 출신들을 중용하기 시작했다. 물론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도 한 몫을 했다. 스타급 선수들이 중국과 중동으로 이탈한데 이어, 수준급 외국인선수들이 사라졌다. 팀간 선수 이동도 활발하지 않았다. 그저 그런 선수를 데려오느니 키운 선수를 쓰자는 쪽으로 기류가 흘렀다. 때마침 오랜기간 공을 들인 수준급 유스 출신들이 쏟아져나왔다.
앞으로도 유스 출신들은 점점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클래식의 미래를 위해서도 고무적인 일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