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로 세계 최고 무대인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를 누빈 영웅 두 사람이 모국 아이스하키 발전을 위해 힘을 합한다.
백지선 신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프로그램 디렉터 겸 남자 대표팀 감독이 16일 입국,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는 가운데 NHL 정규리그 738경기에서 241포인트(102골 139어시스트)를 기록한 박용수씨(38·리처드 박)가 어시스트턴트 코치 자격으로 18세 이하 대표팀(U 18) 선발 트라이 아웃과 남자 대표팀 후보 선수 초청 캠프에서 백 감독을 보좌한다.
지난달 24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프로그램 디렉터 겸 남자 대표팀 사령탑에 임명된 백 감독의 첫 번째 업무는 '옥석 가리기'다. 18일부터 22일까지 U-18 대표팀 선발을 위한 트라이 아웃을 지휘하고 25일부터 29일까지는 남자 대표팀 후보 선수 초청 캠프를 진행한다. '백지선호' 출범을 위한 1차 작업이다.
백 감독은 캠프 진행을 도울 두 명의 어시스턴트 코치를 대동한다. 백 감독에 이어 한국계로는 사상 두 번째로 NHL무대를 누빈 박용수씨와 캐나다 대학 1부리그 레스브리지대(Univ of Lethbridge)의 스피로스 아나스타스 감독(29)이다.
NHL에서 화려한 이력을 쌓은 박용수씨의 입국이 단연 눈길을 끈다. 박용수씨의 한국행은 백 감독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이번 U-18 트라이아웃과 남자 대표팀 캠프에는 한시적으로 참가하지만 향후 남자 대표팀 코치로 계약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백 감독의 설명이다.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난 박용수 코치는 3세 때 미국으로 이민했고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아이스하키 선수로 성장했다. 3대 메이저주니어리그의 하나인 온타리오하키리그(OHL) 벨빌 불스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박 코치는 1993년과 1994년 미국 대표로 아이스하키 월드주니어챔피언십(20세 이하)에 출전할 정도로 유망주로 높이 평가받았고 1994년 NHL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50순위로 피츠버그 펭귄스에 지명됐다.
1995년 피츠버그에서 NHL에 데뷔한 박 코치는 이후 2001년까지 애너하임 덕스, 필라델피아 플라이어스 등으로 이적을 거듭했고 하부리그와 NHL을 오가며 제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2001~02 시즌 미네소타 와일드 유니폼을 입으면서 풀타임 NHL 리거로서 선수 생활의 전성기를 열었다. 2001년 미국 대표로 월드챔피언십에 출전, 7경기에서 6포인트(3골 3어시스트)를 기록했고 2002~03 시즌에는 플레이오프에서 '미네소타 돌풍'을 주도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미네소타는 2002~03 스탠리컵 플레이오프 서부컨퍼런스 1라운드에서 조 사킥, 피터 포스벅, 패트릭 롸, 랍 블레이크 등 슈퍼스타가 포진한 콜로라도 애벌랜치에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극적인 뒤집기 승을 거두는 파란을 일으켰다. 박 코치는 2승 3패로 뒤진 6차전 연장 피리어드에서 선제골에 이어 천금의 결승골을 뽑아내 3대2 승리를 이끌어 스포트라이트를 집중받았다.
박 코치는 2005년 월드챔피언십에서는 주장으로 미국 대표팀을 이끌었고 2005~06 시즌 밴쿠버 커넉스, 2006년부터 2010년까지는 뉴욕 아일랜더스에 몸담았다. 2010~11 시즌 스위스 1부리그(NLA)에서 뛴 박 코치는 2011~12 시즌 피츠버그 펭귄스에서의 활약을 끝으로 NHL에서 물러났고 지난 두 시즌간 NLA 암브리 피오타에서 뛰었다.
16일 오후 입국하는 박 코치는 18일 오전 11시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리는 백지선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에 자리를 함께 할 예정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