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먹고 왔으니까 K-리그 클래식에서 한번 제대로 뛰어봐야죠."
지난 3년 간 임성택(26·수원FC)의 축구는 아픔이었다. 시련의 연속이었다. 이주대 시절 권역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알아주는 골게터였던 임성택은 2011년 대구 유니폼을 입고 K-리그 무대에 발을 들여놓았다. 자신만만했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임성택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한경기도 못뛰고, 너무 많이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대구에서 방출된 후 상무에 지원했다. 결과는 낙방이었다. 방황하던 그의 손을 잡은 것이 조덕제 감독이었다. 조 감독은 임성택의 아주대 은사다. 임성택은 2012년 수원시청(수원FC의 전신)에 둥지를 틀었다. 이제 정신을 차리고 운동에 전념하려는 찰나 발목인대가 끊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인대부상에서 회복된 후 바로 쇄골뼈가 부러졌다. 8개월을 날렸다. 임성택은 "감독님이 어렵게 기회를 주셨는데, 오자마자 다쳐서 너무 죄송스러웠다. 혼나기도 많이 혼났다"고 했다.
임성택은 2013년 수원FC가 K-리그 챌린지행을 결정하며 다시 K-리그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부상 여파로 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공격수들의 줄부상으로 기회를 얻었지만, 4골에 그쳤다. 올시즌을 앞두고 동계훈련부터 이를 악물었다. 다행히 컨디션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임성택은 절반이 지난 올시즌 벌써 지난해와 같은 4골을 성공시켰다. 임성택은 "컨디션이 갈수록 올라오는게 느껴진다. 후반기에는 더 좋아질 것 같다"고 웃었다.
임성택의 삼촌은 박성화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다. 그는 "삼촌이 포항 감독하실때부터 축구를 많이 봤다. 그래서 일찌감치 축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라데와 황선홍을 동경했다"고 했다. 살갑지는 않지만 박 감독은 임성택의 큰 멘토다. 임성택은 "삼촌을 워낙 무서워한다. 그래도 '경기봤다. 죽어라 뛰어라'고 문자를 보내주시면 힘이 된다"고 웃었다.
임성택의 올시즌 목표는 두자릿수 득점과 팀의 클래식 승격이다. 특히 "플레이오프가 열리는 12월에 축구를 하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언젠가는 클래식의 스타가 되고 싶기도 하다. 시련의 연속이었던 그의 축구인생에 조금씩 꽃이 피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