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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의 2군행, 김시진 감독이 평소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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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경기 뒤 다른 팀 감독 처럼 총평에서 말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6일 사직 롯데-NC전을 마치고는 보통 때와 달랐다. 7일 1군 엔트리 변화를 하루 전에 사전 예고했다.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주전 포수 강민호, 야수 김문호 그리고 승리조 불펜 김성배를 1군 말소하고, 대신 용덕한 김주현 김사율을 1군 콜업한다고 발표했다. 또 강민호의 2군행에 대해 구체적인 이유를 밝혔다. 김시진 감독은 "강민호가 정신적으로 힘들어한다.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조치는 평소 김시진 감독의 얘기와는 다른 결정이었다. 김 감독은 강민호에 대한 믿음이 매우 컸다. 강민호의 몸이 아픈 경우를 제외하고 2군으로 내려보낼 경우 롯데가 더 손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타격이 부진하지만 안방마님으로서 수비 측면을 고려해서라도 1군에 계속 남겨두는게 낫다고 설명했다.

강민호는 지난 7월 KIA 송은범의 직구 헤드샷을 맞고 2군을 다녀온 적은 있다. 하지만 이번 처럼 타격 부진 때문에 1군 엔트리에서 빠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강민호의 7일 현재 타격 지표는 이렇다. 타율 2할1푼5리. 규정타석을 채운 54명 중 가장 아래에 있다. 10홈런 28타점 74삼진, 득점권 타율 1할4푼8리. 2004년 프로 입단 이후 이번 시즌 타격 성적이 가장 나쁘다. 이번 시즌 타고투저 현상이 두드러진 걸 감안하면 강민호의 부진은 더욱 눈에 띈다.

그런데 강민호의 이런 타격 슬럼프는 최근 갑자기 찾아온 건 아니다. 4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왔다. 김시진 감독과 박흥식 타격코치는 오랜 기간 강민호가 올라올 것이라며 기다렸다. 둘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강민호는 언제 잘 쳐줄까요"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들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나도 모르겠다. 더이상 강민호에 대해 질문을 안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까지 했다. 그러면서도 강민호을 2군으로 내려보는데는 매우 신중했다.

6일 열린 NC와의 서스펜디드 경기가 터닝포인트였다. 강민호는 4타수 무안타. 특히 1-2로 끌려간 8회 1사 만루 찬스에서 무기력하게 3구 삼진을 당하고 물러났다. 외야 희생 플라이만 쳐주었더라도 동점이 돼 팀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롯데는 1대3으로 역전패했다.

김 감독은 6일 두번째 경기에서 선발 포수로 강민호 대신 장성우를 선택했다. 장성우는 2루타 2방에 볼넷 2개로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었다. 앞선 강민호의 타격 페이스와 크게 대조를 이뤘다. 또 팀이 10대4로 승리했다. 그리고 강민호의 2군행을 발표했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