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온 '부산 폭풍 이적생' 박용지-김용태 콤비의 첫골이 작렬했다.
부산은 6일 오후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펼쳐진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 경남 원정에서 전반 23분 박용지가 선제골을 기록했지만, 후반 7분 에딘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1대1로 비겼다.
전반 23분, 김용태와 박용지의 눈빛 호흡이 통했다. 김용태는 전방으로 빠져들어가는 박용지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중원 오른쪽에서 감각적인 로빙 패스를 건넸다. 문전 1대1 찬스에서 박용지는 침착했다. 골키퍼가 나온 것을 확인한 후 빈공간을 겨냥해 왼발 슈팅을 밀어넣었다. 2013년 3월 30일 울산-강원전 이후 17개월만에 쏘아올린, 올시즌 마수걸이골이다. 팀은 물론 개인에게도 뜻깊은 '치유의 골'이었다.
중앙대 출신의 박용지는 2013년 울산 현대에서 프로무대에 데뷔했다. 중앙대 시절인 2011년 7월 올림픽대표팀 데뷔전인 우즈벡전에서 데뷔골을 쏘아올리며 꽃미남 외모, 빠른 발, 정확한 결정력으로 주목받았다. 연령별대표팀, 올림픽대표팀을 두루 거치며 이미 실력을 검증받았다. 그러나 첫 프로무대는 녹록지 않았다. 첫 시즌 16경기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며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거론됐고 울산 소녀팬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7월 현대미포조선과의 연습경기 직후 발가락 피로골절 판정을 받았다. 6개월여의 고통스러운 재활기를 거쳐 복귀한 올시즌 울산에서 6경기에 나섰지만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부산 공격수 양동현과 트레이드됐다. 선배 미드필더 김용태와 함께였다.
이를 악물었다. 지난 2일 제주와의 홈경기(1대1 무)에서 박용지의 움직임과 활동량은 인상적이었다.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17분 파그너 자리에 교체투입돼 전방에서 빠른발을 활용한 영리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진을 교란했다. 박용지가 투입된지 불과 5분만인 후반 22분 임상협의 왼발 선제골이 터졌다. 직접 해결한 것은 아니지만 문전, 측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냈다. 제주전의 활약은 경남전 마수걸이골의 예고편이었다.
승점 3점이 절실했던 부산으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운 경기였다. 제주전에 이어 경남전에서도 선제골을 넣고도, 후실점하며 승점 3점을 놓치는 아쉬움이 반복됐다. 11위 인천이 전남에게 2대1 역전승을 거두며 10위로 올라섰다. 부산은 11위로 내려앉았다. 10경기 무승(4무6패) 부진 속 '울산 출신 쌍용' 박용지-김용태의 활약이 위안이었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