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사직 롯데-NC전이 조명탑 정전 문제로 불가피하게 서스펜디드 처리됐다. 경기는 1-1 동점, 5회초 2사 1루 NC 김종호 타석에서 멈췄다. 볼카운트는 원 스트라이크였다. 이 상황 그대로 6일 오후 4시부터 사직구장에서 재개할 예정이다. 국내 프로야구 통산 7번째 서스펜디드 경기 결정이 내려졌다.
김시진 롯데 감독과 김경문 NC 감독 모두 서스펜디드 결정을 반기지 않았다고 한다. 하루 미룰 경우 두 경기를 같은 날 해치워야 하는 불편함이 따르기 때문이다. 날씨는 푹푹 찌는데 선수들에게 불가피하게 더블헤더를 치르게 만드는 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선수들은 체력 소모가 클 것이다. 또 그로인해 부상의 위험도 있다. 롯데 2루수 정 훈의 경우 5일 경기 초반 찜통 더위 때문인지 호흡곤란을 호소해 잠시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양 팀 감독은 투수진 운영 때문에 골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5일 선발 투수 장원준(롯데)과 웨버(NC)가 6일 서스펜디드 경기에서 다시 마운드에 올라 정상적으로 투구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선발 투수 한명씩을 별 소득없이 날려버린 셈이 됐다. 이들은 자신의 승패를 불가피하게 불펜 투수들에게 맡겨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서스펜디드 경기의 첫 번째 투수들에게 부담이 클 것 같다. 양 감독들은 6일 당초 예정된 경기까지 두 경기를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불펜 투수 운영에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자칫 불펜에 부하가 걸릴 경우 남은 경기 일정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 서스펜디드 경기는 중계방송사에도 골칫거리다. 롯데 구단에 따르면 6일 오후 4시에 재개되는 서스펜디드 경기는 생중계가 없다. 방송사 입장에서 경기가 중간에 뚝 끊어진 상황에서 이걸 시간차를 두고 생중계한다는 게 쉽지 않다. 시청자 입장에서 무척 생뚱맞다. 광고주들의 구미를 이끌어내기도 어렵다. 또 이미 잡힌 중계 일정에 갑자기 서스펜디드 경기를 끼워넣기도 쉽지 않다.
야구팬들도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생중계가 되지 않기 때문에 경기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기가 어렵다. 반쪽짜리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입장권을 재구매하기도 쉽지않다.
두 구단도 손해다. 롯데 구단은 5일 사직 구장에 입장한 관중들에게 입장권을 모두 환불 조치했다. 비용은 발생했는데 입장권 수입이 하나도 없다. 그리고 6일 못다한 경기를 별도로 마쳐야 한다. 팬들이 오후 4시에 시작될 서스펜디드 경기를 보러 똑같은 관중이 입장할 가능성도 낮다.
서스펜디드 경기는 이래저래 많은 불편함을 주고 있다. 5일 사직 경기 감독관과 심판진은 KBO와 상의한 후 불이 꺼진 조명탑이 복구되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 재개는 어렵다고 판단, 서스펜디드 결정을 내렸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