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드디어 차기 A대표팀 사령탑 선임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5일 극비리에 네덜란드로 출국했다. 차기 감독 1순위로 거론되는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 전 네덜란드 감독(62)과의 협상을 위해서다. 기술위는 지난 31일 1박2일간 마라톤 회의 끝에 홍명보 감독의 사퇴로 공석이 된 A대표팀 사령탑에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기로 했다. 3명의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했다.
1순위는 판 마르바이크 감독으로 알려졌다. 그는 기술위가 내건 8가지 기준(대륙별 선수권대회 경험,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의 월드컵 예선 경험, 월드컵 본선 16강 이상 성적, 클럽팀 지도 경력, 유소년 교육 프로그램 지휘, 고령 감독 제외, 영어 사용, 즉시 계약 가능자)을 충족시키는 몇 안되는 지도자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이끌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3전 전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유로 2012에서도 네덜란드를 지휘했다. 페예노르트(네덜란드), 도르트문트, 함부르크(이상 독일) 등 클럽팀의 감독도 지냈다. 페예노르트 감독 시절에는 울산에서 뛰던 이천수를 영입했다. 기술위가 내건 조건에 가장 잘 적합한 후보다.
인연은 또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기술위원장을 역임한 이 위원장은 네덜란드 출신의 거스 히딩크 감독과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4강 신화를 달성했다. 네덜란드 축구와는 교감의 폭이 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순조로울 경우 타결 가능성은 높다. 분위기도 무르익어가고 있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벨기에 KRC 헹크의 협상이 결렬됐다. 그는 이날 네덜란드 'L1'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헹크와 계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벨기에 축구 전문매체 '부트발뉴스'는 헹크가 조만간 독일 출신의 크리스토프 다움 전 부르사스포르 감독(61)과 계약할 것이다고 전했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헹크의 유력 사령탑 후보에 올랐다.
이 위원장은 판 마르바이크 감독과 만나 연봉, 비전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기술위는 차기 감독에게 A대표팀의 성적은 물론 체계적인 유소년 교육 프로그램 전수도 기대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9월 A매치전 차기 감독을 선임할 계획이라고 했다. 감독 선임이 가속 폐달을 밟고 있다. 현재로선 판 마르마이크 감독이 유력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