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 증상, 미국인 2명 치료 실험약물 투여 받아 '상태 호전'
서아프리카 기독교 선교활동 중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환자 2명이 실험용 에볼라 치료제(ZMapp)를 투여받았다고 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
두 명의 미국인 치료를 담당하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으나 CNN은 치료 과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신약의 첫 인체 투여 소식을 알렸다.
생물약제조회사인 Mapp사(社)는 이 약물을 에볼라에 감염된 원숭이 8마리를 대상으로 투여해 효능을 봤다. 감염 24시간 내 이 약물을 투여받은 원숭이 4마리는 물론 48시간 내 투여받은 나머지 4마리 모두 살았다.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신약의 효과가 입증됐지만 안전성과 적합성이 검증되지 않은 탓에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에볼라 공포가 전 세계를 덮치자 NIH와 CDC는 켄트 브랜틀리 박사와 또 다른 감염 미국인인 낸시 라이트볼(60·여)에게 서둘러 약물을 주입하고 사태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 후 7∼9일간 고열과 구토 증세로 신음하던 브랜틀리 박사와 라이트볼은 지난달 31일 치료를 시작했다.
신약 투여 초반 브랜틀리 박사는 호흡 곤란 등으로 상태 악화를 경험했으나 이후 급속도로 호전되면서 이달 1일 오전 스스로 샤워를 할 만큼 기력을 회복했다.
브랜틀리 박사는 최첨단 방역 시설로 꾸며진 특수 민간 항공기를 타고 지난 2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도착, 에모리대학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연장자인 라이트볼은 브랜틀리 박사와 같은 극적인 호전을 체험하지 않았으나 2차로 신약을 투여한 뒤 전보다 의미 있는 변화를 보였다고 현지 의료진은 밝혔다.
CNN은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약물을 인체에 직접 투여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며 이는 치료 방법이 한계에 봉착했을 때 임상시험 약물의 사용을 예외적으로 승인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동정적 사용' 규정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풀이했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약 1주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오한이 나고 심한 두통, 근육 관절통과 더불어 체온도 갑자기 올라간다. 발병 3일째에는 위장과 소장 등의 기능 장애로 식욕 감퇴, 멀미, 구토, 설사가 난다. 발병 4~5일 내로 심한 혼수상태에 빠져 위독한 상태까지 이르게 되며 보통 발병 후 8~9일째 대부분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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