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4연패에서 탈출했다. 두산은 과연 4강 싸움에서 반등할 수 있을까.
두산이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서 8대1 대승을 거뒀다. 선발 유희관이 7이닝 1실점으로 모처럼 호투했고, 타선도 집중력을 보이면서 기나긴 연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날 경기는 양팀 모두에게 중요했다. 나란히 4연패를 하고 있는 상황. 게다가 4강행 막차 티켓을 따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으나, 함께 하락세를 보이고 있던 동병상련의 처지였다. 서로를 밟고 올라서야 했다.
승자는 두산이었다. 두산 유희관과 KIA 양현종의 좌완 에이스 대결에서 유희관이 판정승을 거뒀다. 유희관의 호투가 일단 반갑다. 유희관은 지난 6월 27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7이닝 2실점) 이후 모처럼 7이닝을 소화했다.
유희관은 이날 7회까지 104개의 공을 던지면서 홈런 1개 포함 5안타 1볼넷을 내주고 삼진 5개를 잡았다. 상대 타선을 1실점으로 틀어막는 효과적인 피칭이었다. 나지완에게 맞은 솔로홈런을 제외하면, 흠잡을 데가 없었다.
유희관은 직구 최고구속이 130㎞대에 불과함에도 훌륭한 컨트롤과 완급조절로 상대를 압도했다. 지난해 두자릿수 승리를 올리며 혜성처럼 떠올랐고, 두산에 없던 왼손 에이스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 것만 같았다.
하지만 풀타임 2년차 시즌에 고비를 맞았다. 성장세가 정체된 모습이었다. 장기인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활용하는 코너워크가 사라졌다.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을 이용하는 장점을 잃었다.
이날 유희관의 피칭은 정확히 지난해 성공을 재현하는 모습이었다. 최고 134㎞의 직구(37개)는 몸쪽과 바깥쪽을 자유자재로 파고 들었고, 45개나 던진 체인지업은 주무기답게 날카롭게 떨어졌다. 여기에 커브(14개)와 슬라이더(8개)로 완급조절을 했다.
두산에 선발투수의 활약은 반갑기만 하다. 에이스 니퍼트가 등 근육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황에서, 5명의 선발로테이션 구성도 힘겨운 상황이다. 이미 노경은은 거듭된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상태. 결국 4경기만 치르는 이번 주에 대체선발이 필요한 지경에 이르렀다.
유희관이 살아난다면, 돌아올 니퍼트에게 걸리는 과부하도 줄어들 것이다. 선발진 재정비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여러모로 반가운 호투다.
에이스가 돌아오자, 타선도 힘이 났다. 2회와 5회 집중타로 3점, 5점씩을 내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국가대표 왼손 에이스 양현종을 무너뜨렸다. 2회에는 상대가 볼배합과 컨트롤에 애를 먹자, 칸투 홍성흔 양의지의 연속 3안타로 몰아쳤다. 집중타로 쉽게 역전을 해냈다.
5회에도 볼넷과 안타가 이어지면서 손쉽게 점수를 쌓았다. 지난 5월 두산의 상승세를 이끈 그 모습이었다. 이날 두산 타선에선 홍성흔이 4타수 2안타 3타점, 양의지가 3타수 1안타 2타점, 김재호가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하위 타선에서 보여준 김재호의 활약은 두산이 타선의 끈끈함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송일수 감독은 5월 타격감이 한창일 때, 하위 타선에서 맹활약하는 김재호의 활약을 으뜸으로 꼽은 바 있다. 두산 타선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